서울 집회만 2만건 육박…'거리 분열' 극복 필요[계엄1년]
정치·사법 이슈 맞물리며 대규모 집회 상시화
종로·용산·서초 '3대 스폿'에 6000건 이상 집중
"정치가 갈등 해결 못해…통합 부재가 혼란 키운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광복 80주년과 건국 77주년을 기념해 국가 정상화를 주제로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08.15. kmx1105@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8/15/NISI20250815_0020934249_web.jpg?rnd=20250815135116)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이하 대국본)가 15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광복 80주년과 건국 77주년을 기념해 국가 정상화를 주제로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5.08.15. [email protected]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계엄 사태 이후 올해 11월 2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집회는 총 1만9406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집회가 서울 곳곳에서 열린 셈이다.
참여 인원이 많은 대규모 집회는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정치적·사법적 이슈가 집중된 서울 종로구, 용산구, 서초구 등 '3대 스폿'에서만 6000건이 넘는 집회가 열렸다.
구체적으로 광화문광장과 정부서울청사가 위치한 종로구에서 2504건,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구에서 1297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등 법원이 몰려 있는 서초구에서 2280건의 집회가 개최됐다.
단체별 집회·시위 현황을 보면 진영별 대표 단체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과 촛불행동이 주말마다 도심에서 세 대결을 펼치면서 양 진영의 갈등이 고착화됐다.
해당 기간 동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하는 대국본은 112건의 집회를 열었다. 이외에도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 대한민국살리기운동본부의 단체명으로 각각 13건, 215건의 집회가 개최됐다.
계엄 사태 이후부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주도했던 시민단체 촛불행동 역시 같은 기간 264건의 집회를 개최하며 맞불을 놓았다. 이외에도 미신고 집회·개최 건수도 28건에 달했다.
계엄 1년 간 거리를 메운 1만9000여번의 집회는 아직 우리 사회가 '통합'으로 나아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집회 숫자의 증가를 넘어 우리 사회가 심각한 심리적·사회적 붕괴 상태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집회 양상이 단순히 정권 교체나 특정 이슈 때문이 아니라 정치가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재생산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한다. 집회가 대화와 타협의 부재를 증명하는 공간으로 전락하면서 정치권이 국민 통합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최고조로 증폭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것이 봉합되기를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집권 세력은 통합보다 '과거 청산'에 몰두하고, 궁지에 몰린 보수 진영은 생존을 위해 더욱 거세게 저항하며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이 '통합'이라는 언어조차 잘 꺼내지 않는 실정"이라며 "통합이 부재한 상태에서 정부가 실책을 범할 경우 사회적 완충 장치 없이 곧바로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는 위험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의 통합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계엄 사태는 지나갔지만 그 밑바닥에 깔린 정치적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해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며 "서로 공존이 아닌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흑백논리와 멱살잡이가 계속된다면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 사태가 재발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정치권의 직무 유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경제, 인구, 노동 등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는데 정치가 해결사가 되기는커녕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지 않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사이 국민들의 불안과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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