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폐쇄했던 평화연구소에 자신 이름 붙여 다시 문 열어
‘트럼프’ 브랜드와 ‘평화’ 집착·외교 협상가 과시 등 요소 작용
기존 이름 새겨진 정문 왼쪽에 은색 글씨 새겨 넣어
전직 직원 등 “연구소 절도” 주장, 연구소 되찾기 소송 중
![[서울=뉴시스] 미국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USIP)'. (출처: 위키피디아) 2025.12.04.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04/NISI20251204_0002010462_web.jpg?rnd=20251204161724)
[서울=뉴시스] 미국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USIP)'. (출처: 위키피디아) 2025.12.0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하자마자 문을 닫고 직원들은 해고시켰던 워싱턴의 ‘미국평화연구소(USIP)’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다시 문을 열었다.
골프장, 아파트, 호텔 등 도처에 ‘트럼프’라는 브랜드를 붙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에 강한 욕심을 나타내는 등 ‘평화’에 집착했다.
의회가 수도 한 복판에 1984년 법률로 설립한 평화연구소에도 자신의 이름을 붙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USIP에서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과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의 평화협정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명식을 갖기 하루 전일 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건물 외부 두 면에 크고 은색 글씨로 새겨졌다.
연구소 이름이 이미 건물 정면에 새겨진 곳 왼쪽에 그의 이름이 위치하도록 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3일 “강력한 리더십이 세계 안정을 위해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강력하게 상기시켜주기 위해 연구소의 이름을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으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정문 옆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방식으로 이 연구소 본부 건물 이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평화연구소'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법으로 정한 연구소의 이름을 바꾼 것은 노벨 평화상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는 자신을 훌륭한 외교적 협상가로 묘사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백악관 복귀 이후 ‘평화연구소’가 이름이 부풀려지고 쓸모없는 기관이라며 이사진과 직원을 해고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가 외교 정책 관련 기관들을 해체하려는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후 연구소 본부는 비어 있었다.
연구소의 이름과 로고가 새겨진 비둘기와 올리브 가지가 그려진 내부 구조물도 철거됐다.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연구소 전 변호사 조지 푸트는 3일 성명에서 “USIP 건물의 이름을 바꾸는 것은 모욕에 모욕을 더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전직 직원들은 이 연구소가 의회에 의해 설립되었고 연방 자금 지원은 받지만 행정부의 일부가 아니므로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평화의 국가적 상징으로 설계된 눈에 띄는 유리 지붕의 건물은 2012년에 지어졌다.
이 건물은 민간 자금과 연방 자금을 섞어 건설되었으며 20년 전 이 연구소에 관할권을 넘긴 해군이 소유한 토지에 자리잡고 있다.
한 인사는 행정부가 4일 행사를 앞두고 일부 직원을 다시 고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소의 전직 직원들이 소송을 제기한 후 연방 판사는 행정부의 연구소 인수는 “권력의 심각한 찬탈” 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5월 일시적으로 해고된 임원진을 모두 복직시켰으나 행정부가 항소하자 상급 법원은 사건을 심리하는 동안 해당 건물을 행정부로 반환했다.
이 연구소의 현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초기 백악관 직책에서 해임된 국무부 고위 관리로 해당 기관이나 건물에 대한 어떤 계획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법원은 연구소 전직 직원들이 건물 소유권을 되찾아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연구소의 국제 활동을 독립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전직 직원들은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하는 서명식에서 ‘건물 절도 혐의’에 대해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소 법원이 연구소와 건물의 운명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내년에나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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