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시그널앱 보안 규정 위반" 결론…하원서 탄핵 추진도

"공유한 정보는 기밀…개인 기기 사용도 문제"

WSJ "남부사령관 조기 퇴임은 헤그세스의 경질"

민주당 하원의원, 탄핵 추진…실현 가능성은 낮아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이 지난 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에서 발언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이 상용 메신저앱 '시그널'에서 작전 기밀을 공유해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감사 결론이 나왔다. 2025.12.0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상용 메신저앱 '시그널'에서 작전 기밀을 공유해 보안 규정을 위반했다는 감사 결론이 나왔다.

3일(현지 시간) NBC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방부 감사관실이 헤그세스 장관의 '시그널게이트' 관련 감사 보고서에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4일 공개되는 감사 보고서는 헤그세스 장관이 공유한 정보가 '기밀'로 분류됐으며, 적국이 가로챘다면 미군 병사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밀 해제 절차를 적절히 처리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개인 기기를 공무에 사용한 건 국방부 정책 위반이며, 이 문제 관련 전 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감사관실의 대면 조사 요청을 거절했으며, 간단한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해당 채팅방에서 기밀 정보를 공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보고서는 이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헤그세스 장관이 '원본 기밀 지정 권한자'로 자신의 재량으로 정부 기밀을 해제할 권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고 한다.

이번 감사는 이른바 '시그널게이트'로 상원 군사위원회가 조사를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지난 3월 마이크 왈츠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은 시그널 채팅방에 한 기자를 실수로 초대했고, 이 방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헤그세스 장관을 포함한 국가 안보 고위 당국자들이 예멘 후티 반군을 대상으로 한 공습 작전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습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실시간으로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계기로 왈츠는 국가안보보좌관에서 경질됐고, 현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맡고 있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취임 전부터 자질 부족과 사생활 논란 등으로 비판받았다. 최근엔 지난 9월 베네수엘라 선박 탑승자를 전원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전쟁 범죄 논란도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카리브해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군사 압박을 높이는 중 작전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임기 1년도 채우지 않고 조기 퇴임하는 건 헤그세스 장관과 불화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2일(현지 시간) 카리브해에서 미군이 공습한 마약 보트라며 소개한 동영상의 한 장면. (사진=트럼프 트루스소셜 영상 갈무리) 2025.12.04.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국방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헤그세스 장관이 앨빈 홀시 남부사령부 사령관에게 사임을 요청했으며, 이는 수개월간 불화 끝에 나온 사실상 해임이라고 전했다.

홀시 사령관은 카리브해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의 합법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고, 이는 헤그세스 장관이 경질에 나선 결정적 계기였다고 한다.

이러한 논란에 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추진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쉬리 타네다르 민주당 하원의원(미시간)은 시그널게이트와 베네수엘라 선박 2차 공격 논란 관련 4일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뉴욕)가 탄핵 실현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민주당 내에서도 지지를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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