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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밥장사 23년중 최악"…고물가에 가성비 식당 직격탄

등록 2025.12.06 05:01:00수정 2025.12.06 06: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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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2.4% 기록

쌀·계란 값 오름세에 소상공인들 신음

"위기 넘길 수 있는 재정 지원책 필요"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노량진 컵밥거리 모습. 2025.1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은정 기자=노량진 컵밥거리 모습. 2025.12.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김영순(68)씨는 "컵밥 장사 인생 23년 중 요즘이 제일 힘들다. 예전에는 한 40% 정도 남겼는데 식재료비가 하도 올라서 10~20%로 뚝 떨어졌다"고 털어놨다. 점심까지 5그릇밖에 못 팔았다는 김씨는 자식들 말대로 장사를 접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지난 5일 오후 1시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 컵밥골목'. 가성비의 대명사라 불리는 이곳도 '고물가' 여파를 피해 가진 못했다. 상인들은 치솟는 물가에 신음하고 있었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는데 지난해 6월(6.5%) 이후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쌀은 18.6%, 달걀은 7.3%나 올랐다.

무섭게 오르는 물가만큼 소상공인들의 근심 걱정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입은 타격이 아직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물가 문제까지 겹쳤다.

김씨는 "쌀값이 오른 게 제일 무섭다"며 "전에는 4만~5만원이면 쌀 20㎏를 샀는데 이젠 6만원이 넘는다"고 푸념했다. 그는 "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손님들 발길이 끊길까봐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컵밥 장사를 하는 허모(62)씨도 물가 얘기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허씨는 "코로나때 부터 오른 달걀 값이 내려오질 않아서 걱정이다. 가격 인상은 꿈도 못 꾸고 있다"고 푸념했다.

13년차 사장님인 허씨는 "작년이랑 비교했을 때 이윤이 반절로 떨어졌다"며 "장사를 접은 가게도 많은데 저는 그나마 혼자해서 인건비가 나가질 않으니까 버틸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실제 이날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컵밥거리 점포 12곳 중 문을 연 가게는 6곳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소상공인들이 고물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개발본부장은 "고물가는 소상공인의 매입 단가 부담을 높일뿐 아니라 고객 소비 여력이 떨어지면서 매출 하락까지 불러일으킨다"며 "소상공인들의 자금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대출 지원이나 보증 유예 정책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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