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년엔 0세반 안해요" 정부 개선사업에 되레 맞벌이 '비상', 왜?
어린이집연합회 설문…내년 0세반 모집인원 11.5%↓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사업'에 2511억 편성했지만
국공립 어린이집 등 손해 구조에 0세반 축소 움직임
직장맘들 '발동동'…연합회 "정책 지원 예산 확보해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어린이집 등원 모습.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2023.01.31.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1/31/NISI20230131_0019728414_web.jpg?rnd=2023013109331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사진은 어린이집 등원 모습. 본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2023.01.31. [email protected]
12일 사단법인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지난 8~10일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36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6년 모집 예정 0세 원아 규모(1만3303명)는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0세반 개설 규모도 전년보다 3.0% 줄어든 7897개에 그쳤다. 이를 전국 약 6500개의 국공립 어린이집 전체로 확대 적용하면 감소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감소는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사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보다 세심한 보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0세반부터 교사 대 아동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관련 예산 2511억7500만원을 신규 편성했지만, 지원 대상을 민간·가정 등 인건비 미지원 어린이집에 한정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등에 예산 문제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국공립 어린이집 0세반은 영아 1명당 56만7000원씩 총 3명의 보육료와 교사 1명 인건비의 약 80%를 지원받는다. 그러나 정부 방침에 따라 교사 대 아동 비율을 2:1로 적용하면 지원 대상이 영아 2명으로 줄어들어 오히려 예산이 축소된다. 이 때문에 일부 어린이집은 0세반 운영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맞벌이 직장인 A씨는 "집 근처 국공립 어린이집 0세반에 입소하려 했는데 내년에 운영하지 않는다고 해 당황했다"며 "원장이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으로 손해가 발생해 0세반을 부득이하게 없앴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바로 0세반을 이용해야 해서 서둘러 다른 어린이집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후 정부가 2:1 비율을 권고사항으로 전환했지만, 이미 부모들에게 2:1 운영을 공지한 어린이집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
30년째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B씨는 "정부가 상황에 따라 3:1 운영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이미 부모들이 2:1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되돌리기 어려웠다"며 "일부 어린이집은 국공립 어린이집 현원 기준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0세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출생아 수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내년 0세반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1∼9월 누적 출생아 수는 동기 기준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고, 맞벌이 가정 증가로 0세반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2024 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돌 전 어린이집 0세반을 이용한 아동은 25.5%에 달했다.
허현주 어린이집총연합회 국공립분과위원장은 "국공립 선호도가 높은데도 반 구성이 어려워 다른 어린이집을 찾아야 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며 "섣부른 정책으로 현장 혼선이 커진 만큼 조속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1 비율을 의무화하지 않고 재정 지원을 통해 현장의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해 학부모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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