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얼음 얼고 너무 추워"…성탄절 앞둔 쪽방촌 '겨울 버티기'
패딩 입고 잠드는 겨울…쪽방촌 주민들의 하루
크리스마스 앞둔 골목엔 '추위 대피소' 안내
고장 난 보일러·얼어붙은 벽면…"전기장판이 버팀목"
![[서울=뉴시스]김경민 인턴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만난 거주민. 영하 7도에 이르는 한파에 방 안에서도 패딩을 입고 있다. 2025.12.2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2/NISI20251222_0002024766_web.jpg?rnd=20251222153658)
[서울=뉴시스]김경민 인턴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서 만난 거주민. 영하 7도에 이르는 한파에 방 안에서도 패딩을 입고 있다. 2025.12.22 [email protected]
골목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전구나 장식물들이 걸려 있었지만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일산화탄소 중독 예방'이나 '밤 추위 대피소 안내' 문구였다. 수많은 주민은 여전히 고장 난 보일러와 웃풍 심한 쪽방에서 겨울을 버텨내고 있었다. 쪽방상담소 앞에서는 복지관 관계자들이 핫팩을 나눠주기 위해 분주히 준비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요양보호사 진모(49)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돌보며 쪽방촌 내 한기를 실감했다. 진씨는 "낮에는 난방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밤이 되면 관리인이나 집주인들이 가스비 절감을 위해 보일러를 끄거나 온도를 낮추라는 압박을 넣는다"고 말했다.
월세 30만원에 가스비가 포함된 방도 있지만 난방 조절은 관리인이나 집주인 재량에 달린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취재진이 찾은 한 쪽방은 성인 한 명이 겨우 누울 정도로 비좁았고 바닥은 온기가 있었지만 창문 틈새로는 찬 바람이 그대로 느껴졌다. 거동이 힘든 노인은 방 안에서도 검은 패딩을 챙겨입은 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인근 쪽방에 10년째 거주 중인 이동우(59)씨는 "겨울에는 공용 세탁기가 대부분 얼어있어 복지관에서 빨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추울 때만 난방을 떼주기 때문에 많이 추울 때는 전기장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경민 인턴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만난 거주민. 전기장판과 핫팩으로 한파를 피하고 있다. 2025.12.2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2/NISI20251222_0002024774_web.jpg?rnd=20251222154038)
[서울=뉴시스]김경민 인턴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서 만난 거주민. 전기장판과 핫팩으로 한파를 피하고 있다. 2025.12.22 [email protected]
창신동 쪽방 거주 3년 차인 한 50대 남성은 "중앙난방인 데다 웃풍이 세서 잘 때도 패딩을 입어야 한다"며 "너무 추울 때는 쪽방 상담소에서 주는 목욕권으로 찜질방에 가서 잠을 잔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찾은 영등포 쪽방촌에는 다 쓴 연탄재와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한파를 대비해 창신동 쪽방상담소가 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 오후 9시부터 익일 오전 6시까지 '밤추위 대피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안내문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80대 남성은 무료 급식을 기다리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줄을 섰다. 그가 살고 있는 방은 무료 급식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지하 1층 깊숙한 곳에 있었다.
전등조차 켜지지 않는 캄캄한 방 안 A씨의 침대 밑에는 벽돌 네 개가 괴어져 있었다. "여름 장마철에 방에 물이 차서 침대가 젖을까 봐 올려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기름보일러는 고장 난 지 오래였고 전기 매트 하나에 의지해 겨울을 나고 있었다.
A씨는 "전기매트가 있어도 이불 밖으로 나오면 너무 춥다"며 "방에 있으면 앉아있을 수가 없어 그냥 밖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온수는 나오지 않아 한파에도 찬물로 세수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크리스마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하루 겨우 사는 사람한테 무슨 계획이 있겠느냐”며 발걸음을 옮겼다.
인근에서 만난 조상현(57)씨는 "집이 더 추워 나와있다"며 "골목에 있는 연탄난로 앞에 앉아 연신 연탄을 갈며 손을 녹이고 있었다.
조씨는 "기름보일러가 고장난 지 몇 년 됐지만 고칠 돈이 없어 그냥 산다"며 벽에서 새어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보온 벽지를 발랐다고 했다. 그는 "집이 너무 낡아 벽에서 바람이 샌다. 진짜 추운 날은 벽에 얼음이 얼고 문이 얼어붙어 열리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권민지 수습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의 한 골목. 영하 7도에 이르는 한파로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 2025.12.22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2/22/NISI20251222_0002024778_web.jpg?rnd=20251222154226)
[서울=뉴시스]권민지 수습기자=22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쪽방촌의 한 골목. 영하 7도에 이르는 한파로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 2025.12.2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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