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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면 1초 만에 지혈" KAIST, 과다 출혈 신속히 막는다

등록 2025.12.29 14:00:55수정 2025.12.29 14: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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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소령 참여해 차세대 파우더형 지혈제 개발

군·민간 활용 가능성 입증….전투원 생존성 향상 기대

[대전=뉴시스] AGCL 파우더의 겔화 속도와 혈액 흡수 능력.(사진=카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AGCL 파우더의 겔화 속도와 혈액 흡수 능력.(사진=카이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뿌리기만 하면 1초 만에 피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차세대 지혈제를 국내연구진이 현역 군인과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공동연구팀이 상처 부위에 뿌리기만 하면 약 1초 이내에 강력한 하이드로겔 장벽을 형성하는 파우더형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기술연구에는 현역 육군 소령이 직접 참여, 실제 전투환경을 고려한 실전형 기술로 개발돼 전투나 재난현장 등 극한 조건에서 실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패치형 지혈제는 평면구조로 깊고 복잡한 상처에는 적용이 어렵고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 보관과 운용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카이스트-육군 연구팀은 혈액 속 이온 반응에 주목해 깊고 불규칙 상처에도 자유롭게 적용할 수 있는 파우더 형태의 차세대 지혈제 'AGCL 파우더'를 개발했다.

AGCL 파우더는 알지네이트·겔란검(칼슘과 반응해 초고속 겔화·물리적 밀봉), 키토산(혈액 성분과 결합해 화학적·생물학적 지혈 강화) 등 생체적합 천연 소재를 결합한 구조로 혈액 속에 칼슘 등 양이온과 반응해 1초 만에 겔 상태로 변해 상처를 즉각 밀봉한다.

또 파우더 내부에 3차원 구조를 형성, 자체 무게의 7배 이상(725%)에 달하는 혈액을 흡수할 수 있어 고압·과다출혈 상황에서도 혈류를 빠르게 차단하고 높은 접착력으로 뛰어난 밀폐 성능을 갖는다.

특히 자연 유래 물질로 만들어져 안전하고 사용시 세포 생존율 99% 이상, 항균 효과 99.9%를 나타냈다. 동물실험에서도 빠른 상처 회복과 혈관·콜라겐 재생 촉진 등 우수한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실온·고습 환경에서도 2년간 성능이 유지돼 군 작전현장이나 재난지역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외과적 간 손상 수술실험에서는 출혈량과 지혈시간이 상용 지혈제 대비 크게 감소했으며 수술 2주 후 간 기능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전신 독성 평가에서도 이상 소견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국방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첨단 신소재 기술이지만 재난 현장, 개발도상국, 의료 취약 지역 등 응급의료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연구에 참여한 박규순 KAIST 박사과정생(육군 소령)은 "현대전의 핵심은 인명 손실 최소화에 있다. 군인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겠다는 사명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 기술이 국방과 민간 의료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기술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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