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6주 낙태' 병원장에 징역 10년 구형…산모도 실형 구형
출산 임박 산모 낙태 수술…살인 혐의 인정
영상 올린 20대 산모는 "살인 공모 안 해"
검찰, 산모에 대해 "태아 사망 미필적 인식"
![[서울=뉴시스] 검찰이 임신 36주차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산모에게도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1.26.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02/NISI20250502_0001834213_web.jpg?rnd=20250502173949)
[서울=뉴시스] 검찰이 임신 36주차 산모를 대상으로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산모에게도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1.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6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병원장 윤모(81)씨와 산모 권모(26)씨 등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윤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11억5016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산모 권씨에게는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집도의 심모(62)씨에게도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또 브로커 2명에게는 각각 징역 3년 및 추징금 3억1195만원,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법의 공백 상태를 이용해 생명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산모에 대해서는 "태아가 사산된다고 하면 의료진이 태아의 사망을 확인하는지 여부를 궁금해하는 것이 마땅한데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다"며 "최소한 태아가 수술 개시 이후에 사망했다는 것을 미필적으로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병원장과 집도의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지 않고 평생 생명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살아왔다"며 "피고인들의 연령, 건강, 재범 가능성 등을 종합해 선처를 베풀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했다.
산모 권씨 측 변호인도 "살인 고의를 가진 사람이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유튜브에 영상을 제작해 올릴 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신·출산 지원체계 부재 등 제도적 공백 속에서 피고인도 한 명의 피해자가 됐다"며 "낙태죄가 전면 효력을 상실한 이후 현재까지도 임신중절 주수 제한, 고주수 임신중절 범위 등 형사처벌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씨 변호인은 "형법이 요구하는 살인죄 구성요건은 이 사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무죄 선고가 마땅하다"며 "만약 재판부가 유죄 판단을 해도 이 사건에서 낙태 수술을 받은 수많은 산모 그 누구도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손으로 이런 죄를 저지른 것이 의료인으로서 참담하고 부끄럽고 이미 병원은 폐업했다"며 "어리석은 판단과 잘못된 행동을 씻지 못한 죄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권씨는 "제 잘못으로 소중한 생명을 떠나보낸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크다"며 "저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최후진술을 통해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 절차를 모두 종결하고 오는 3월 4일 오후에 이들의 1심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윤씨와 심씨는 지난 2024년 6월 임신 34~36주차인 산모 유튜버 권씨에 대해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해 태아를 출산한 뒤 미리 준비한 사각포로 덮고 냉동고에 넣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권씨의 진료기록부에 건강상태를 '출혈 및 복통 있음'이라고 허위 기재하고 태아가 사산한 것처럼 꾸몄다. 또한 수술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태아의 사산증명서를 허위로 발급했다.
검찰 조사 결과 윤씨는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낙태 수술을 통해 수입을 얻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씨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입원실 3개와 수술실 1개를 운영하며 낙태 환자들만 입원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심씨는 건당 수십만원의 사례를 받고 수술을 집도했다.
윤씨는 이 기간 동안 브로커들에게 환자 527명을 소개받아 총 14억6000만원 취득한 혐의도 받았다. 아울러 윤씨에게 환자를 알선 브로커 2명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권씨가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4년 7월 유튜버와 태아를 낙태한 의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같은 해 10월 병원장과 집도의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해당 병원에서 지난해 6월 낙태 수술한 산모가 수백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등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고, 법원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현행법상 임신 24주를 넘는 낙태는 불법이지만, 2019년 4월 헌재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국회에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아 처벌 규정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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