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전쟁이라는데…미 공화당 의원들 애써 부인
"전쟁"이면 의회 승인 안 받은 이란 공격은 불법
트럼프 권한 제한하는 법안 부결시키며 말장난
NYT "해리 포터 악당 '볼드모트' 같은 존재" 조롱
![[워싱턴=AP/뉴시스]마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공화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침없이 전쟁이라고 말하는 이란 공격을 전쟁으로 부르지 않기 위해 온갖 말장난을 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26.3.6.](https://img1.newsis.com/2026/03/05/NISI20260305_0001075219_web.jpg?rnd=20260306074546)
[워싱턴=AP/뉴시스]마크 존슨 미 하원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발언하는 모습. 공화당 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거침없이 전쟁이라고 말하는 이란 공격을 전쟁으로 부르지 않기 위해 온갖 말장난을 하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26.3.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전쟁이라고 규정하면 미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은 불법적 행위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런 헌법적 제한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이번 주 기자들에게 이란 공격 현황을 전하면서 “전쟁 전선에서 우리는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공화당 의원들은 이란 공격을 전쟁으로 규정하지 않기 위해 온갖 말장난을 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공화당 의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
공화당 의원들은 며칠 동안 계속 확대돼 온 이란 공격을 “대규모 전투 작전” “임무” “적대 행위” 등 “전쟁”이 아닌 표현으로 묘사해왔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5일 이란이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 아니다. 우리는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한 임무, 즉 작전에 돌입한 지 나흘째"라고 말했다.
이 언어 곡예는 인기 없는 전쟁의 까다로운 정치적 성격을 보여준다.
외국 전쟁 반대해온 공화당에 곤혹
헌법상 전쟁 선포 권한은 오직 의회에만 있다.
의회 공화당 의원들 대부분은 목표, 범위, 기간이 모두 큰 물음표인 군사 임무에 미군을 투입할지 여부는 입법부가 아닌 대통령 혼자 결정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미 하원이 트럼프의 전쟁 권한 제한을 요구하는 법안을 표결하기에 앞서 랜디 파인 공화당 하원의원은 5일 "이것은 전쟁이 아니다.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가 되려면 의회가 전쟁을 선포해야 하는데, 우리는 전쟁을 선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상원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부결시키는 동안 공화당 의원 다수가 전쟁의 의미를 극도로 협소하게 규정했다.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상군을 투입한다면, 헌법적 의미의 전쟁이며 어떤 형태든 수권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 안 해 때문에 전쟁 아냐"
공화당 의원들에게 "전쟁"이라는 단어는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에서 이름을 말하는 것이 금기시되는 악당 “볼드모트”처럼 취급된다.
실수로 전쟁을 언급한 공화당 의원들은 실수를 주워 담으려 애쓰는 모습이다.
마크웨인 멀린 공화당 상원의원은 며칠 동안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강경한 발언을 따라 "이것은 전쟁이고, 우리는 위협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우리는 전쟁을 선포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이란이 "전쟁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들이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한 것인데, 전쟁은 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지적에 “잘못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고문은 트럼프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전쟁이라는 단어를 공화당 의원들이 피하려 애쓰는 모습이 태양의 서커스 공연 보는 것 같다며 "얼마나 많은 방식으로 몸을 구부릴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조롱했다.
우파에서도 조롱이 쏟아졌다.
"프랑스 전쟁 지역 아니면 '탄산 전투'일 뿐"
프랑스 상파뉴 지역 외에서 생산된 것을 샴페인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규정을 빗댄 풍자다.
그러나 트럼프는 세세한 말장난에 전혀 구애 받지 않는다.
이란 공격 직후 첫 녹화 영상에서 "전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처럼" 미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5일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라며 "하루 종일 하늘에서 죽음과 파괴를 퍼붓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그의 발언은 "전쟁"을 알리는 확전 선언으로 해석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가 전쟁 중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헤그세스의 기자회견을 들어 보라"며 그가 "큰 소리로 분명히 우리가 전쟁 중이고, 이 정부는 더 많은 확전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고 강조했다.
"대군이 상륙하지 않아 전쟁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분의 3이 반대하는 등 이번 군사 행동은 미국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전쟁 반대를 강조하면서 당선한 트럼프 지지자들 상당수가 이란 공격에 불만이 크다.
공화당 의원들이 말장난으로 전쟁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이유다.
공화당 의원들은 의회 승인 없이 전쟁하는 트럼프 권한을 제한하기 위한 결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전쟁“이라는 단어를 계속 털어냈다.
파인 의원은 "나는 아직 공화국 대군이 해안에 상륙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해 전쟁이라는 의미의 기준이 2차 세계대전임을 시사했다.
곤경에 처한 공화당 의원들과 달리 트럼프는 전혀 말장난을 하지 않았다. 그는 5일 오후 한 행사를 끝내면서 ”전쟁을 다시 살펴봐야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