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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원자재 쇼크' 본격화되나…韓 산업계 전방위 타격 우려

등록 2026.03.13 06:00:00수정 2026.03.13 0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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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발생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박 운항도 'STOP'

국제유가 상승에 IEA 4억 배럴 방출 결정…韓 2246 배럴 방출

나프타·콘덴세이트·알루미늄·브롬·헬륨 등 원자재수급 위기감

[서울=뉴시스]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태국 화물선 마유레 나레호가 11일 공격을 받았다고 태국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현재까지 20명의 승무원이 구조돼 오만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공격받은 마유레 나레호의 모습. <사진 출처 : 스플래시247닷컴> 2026.03.11.

[서울=뉴시스]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태국 화물선 마유레 나레호가 11일 공격을 받았다고 태국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현재까지 20명의 승무원이 구조돼 오만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공격받은 마유레 나레호의 모습. <사진 출처 : 스플래시247닷컴> 2026.03.11.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가운데 이번 사태가 원유와 가스, 원자재 수입에 영향을 주면서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은 유조선 운임비 상승, 수송지연 등 원료 공급망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데 국제 유가 상승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원자재 가격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이 지역을 경유하는 선박 운항은 사실상 멈춰선 상황이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60달러 중후반에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최근에는 100달러선을 지지선으로 삼고 중동 정세 불안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또는 휴전 협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자재 운반은 쉽지 않다고 모아진다. 이란이 "단 1ℓ의 석유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철회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면 원유 수입의 약 70% 가량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악영향이 산업 전반에 미칠 수 있는 것이 큰 문제다.

정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긴급 이사회에서 제안된 비축유 약 4억 배럴을 방출하는 공동행동을 결의하며 전체 방출유 중 5.6%에 해당하는 총 2246만 배럴을 할당받아 방출하기로 했다.

이번 IEA의 비축유 공동방출은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공동 방출한 이후 약 4년 만에 시행하는 조치로 2022년 러-우 전쟁 당시 IEA 주도로 2차례에 걸쳐 이뤄진 방출량 총 1165만 배럴보다도 많은 양이다.

IEA 공동 방출에 따라 국제 원유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은 약화될 전망이다. 시장 공급량이 증가함에 따라 투기적 매수가 억제되고 가격 상승 속도가 완화되면서 원유 시장에서의 가격 안정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선 정유사 원유 조달 비용 완화와 석유제품 가격 급등 완화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비축유 방출로 인해 석유가격이 안정화된다면 국내 산업엔 물류비, 운송비, 생산비 상승을 억제하는 간접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이 일시적이라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하루 원유 소비량은 약 약 300만 배럴 수준인데 이번에 방출된 2246만 배럴은 7~8일 소비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정유사 원유 공급 유지, 석유제품 생산 안정 등의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비축유를 지속 방출할 수 밖에 없고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를 다 소진하는 5~6개월 후 적지 않은 파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03.0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선물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6.03.09. [email protected]

에너지 시장을 넘어 각종 원자재 가격 폭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유와 함께 정유·석유화학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와 초경질유(콘덴세이트) 수입은 이미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나프타의 경우 국내 정유사에서 생산되기도 하지만 40~45% 가량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주요 수입국으로 분류된다. 나프타 수급 불안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 비용을 높여 석화산업에 타격을 준다.

나프타·액화석유가스(LPG) 등을 만들 수 있는 콘덴세이트도 중동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현재 한국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수급 위기가 발생하면 산업의 연쇄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품목이기도 하다.

콘덴세이트 수급 불안은 정제하는 국내 정유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원료 생산 차질은 석유화학 산업을 비롯해 여기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고무 원료 생산 불안으로 수십만 다운스트림 산업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알루미늄, 브롬, 헬륨 등 주요 산업 원자재 수급도 위태롭다. 카타르와 바레인의 주요 알루미늄 제련소에 알루미늄 원재료인 알루미나 등의 공급이 중단된 여파로 알루미늄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로 뛴 상황이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브롬가스는 이스라엘에서 많이 생산되는데다 일부 반도체 장비·부품·계측장비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있다는 것도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가스로 미세 회로를 새기는 리소그래피 공정에서도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헬륨의 3분의 1은 카타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헬륨 공급 위기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정치권에선 현재 중동 정세 불안이 국제유가 상승 뿐 만 아니라 원자재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유가 관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산업 경쟁력 하락을 막기 위한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유가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원자재 가격 리스크까지 함께 대비하기 위해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의원은 "지금 국민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기름값 문제이고, 여기에 대한 정부 대응은 당연히 중요하다"며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유가 상승이 산업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번지면 결국 기업 부담이 커지고 산업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름값이 급한 불이라면 원자재 가격은 그 다음 불"이라며 "정부가 유가 대응과 함께 산업 공급망과 원자재 가격 리스크까지 함께 점검하고 ,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뉴시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회의'에 참석해 정유업계,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 석유가격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산업부 제공)

[세종=뉴시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본부 회의'에 참석해 정유업계, 유관기관과 함께 국내 석유가격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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