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역사'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수순…고발 남발 대책은
국민 300명·기업 30곳 이상에 직접고발권 부여
정부기관 고발요청권 확대…현재 검찰 등 4곳만
중소·중견기업 법무 역량·경제 사법화 등은 과제
공정위, 경제형벌 합리화 병행해 우려 불식 노려
![[세종=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6.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9/16/NISI20250916_0020977327_web.jpg?rnd=20250916102145)
[세종=뉴시스] 고범준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9.1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1980년 도입 이후 46년간 유지해온 전속고발권을 전면 폐지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국민과 피해기업의 권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고발 남발과 업계 부담 등 부작용을 완화할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1일 정부 등에 따르면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전날(31일) 국무회의에서 국민 300명 이상·사업자 30개 이상의 연서가 있을 시 공정위의 별도 고발 절차 없이도 검찰이 직접 공소 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전속고발제 전면 개편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국민과 사업자에게 직접고발권을 부여하고, 국가기관 전반에 고발요청권을 도입하는 것이다.
다만, 블랙컨슈머 등 부작용과 고발 남발을 막기 위해 국민 300명 이상과 사업자 30곳 이상이라는 제한을 뒀다.
직접 고발권 요건 중 '국민 300명' 기준은 2002년 도입된 '국민감사청구제'의 문턱을 준용한 것이다. 현재 국민 300명 이상이 연서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참고한 것이다.
사업자 고발 요건인 30개는 건설·제조 분야의 평균 하도급 사업자 수 등을 고려해 도출된 수치다.
지난해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 평균 하도급 사업자 수는 건설업 분야 33.2개, 제조업 분야 38.3개다.
전속고발제는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제도로, 1980년 공정거래법 제정 당시 기업의 경제활동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가격 담합·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불공정행위는 단순한 법리 해석을 넘어 경제적 분석과 시장 영향 평가 등이 필수적이다.
특정 행위 자체만으로 위법성이 확인되는 경우는 제한적이고 제반 상황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행정기관인 공정위가 위법성을 판단하고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체계가 유지돼 왔다.
현재 전속고발제는 공정위 소관 법률 13개 중 공정거래법·하도급법·가맹사업법·대규모유통업법·대리점법·표시광고법 등 형벌 규정이 존재하는 법률 6개에만 제한적으로 도입됐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9/05/NISI20190905_0015563321_web.jpg?rnd=20190905233000)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그러나 공정위가 고발권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면서 중대 법 위반 기업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이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전속고발제는 지난 수십 년간 단계적으로 완화되는 과정을 거쳤다.
1996년에는 검찰이 자체 수사한 사건에 대해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할 수 있는 고발요청권이 신설됐다.
2013년에는 감사원·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조달청에 고발요청권이 확대됐고, 고발요청 시 공정위는 의무고발하도록 변경됐다.
이후 각 기관이 고발을 요청할 경우 공정위는 재량권 없이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구조다.
문제는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면 업계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지만 중견기업조차 법무팀이 있는 회사가 많지 않다"며 "그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중소기업이 고발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고발을 당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법적 대응 능력이 미비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책을 별도 차원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의무 고발 요청이 가능한 기관이 늘어났을 경우 각 기관에서 동시 조사가 된다거나 하지 않도록 정보가 공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속고발권 폐지가 가져올 '경제의 사법화'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전문적인 경제적 분석이 전제돼야 할 사건들이 사법적 잣대로만 재단될 경우, 기업의 소송 대응 비용이 급증하고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경계령을 내렸다.
이 대통령은 "경제정책으로 해결해야 될 부분도 전부 사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것 같긴 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러한 우려에 대응해 경제 행위에 대한 형사 처벌을 줄이는 대신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는 '경제형벌 합리화'를 병행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법 위반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된 형벌 규정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선진국 수준으로 정비·축소한다.
대신 위반 행위를 실질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과징금 부과율을 대폭 상향하고, 필요시 기업 분할 명령 등 구조적 시정조치를 강화해 행정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기관 간 협조 체계를 구축해 비효율적인 법 집행이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중소기업 등 업계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관계부처와 협의해 신속히 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9/09/05/NISI20190905_0015563316_web.jpg?rnd=20190905134812)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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