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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소 봉쇄 한 달②]진압도 중재도 없다…경찰·정치권·선관위 '3각 딜레마'

등록 2026.07.05 07:00:00수정 2026.07.05 0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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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충돌 우려·법적 근거 부족" 신중론

정치권도 이해관계 얽혀 해법 제시 못해

선관위는 책임론 속 사실상 수동적 대응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정문이 열리고 있다. 2026.07.0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정문이 열리고 있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한은진 한재혁 기자, 석정은 인턴기자 = 6·3 지방선거 개표함이 보관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가 30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찰은 강제 해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충돌과 정치적 파장을 우려하며 현장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정치권 역시 지지층 반발과 정치적 부담 등을 의식하며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관리 부실 책임론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사태를 직접 해결할 권한이나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지난 2일 경찰의 협조로 경기장 내부 진입에 성공했지만 투표함 반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첫 반출 시도가 무산된 데 이어 두 번째 시도마저 불발되면서 봉쇄 시위는 사실상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가장 난처한 입장에 놓인 것은 경찰이다. 경찰은 폭행이나 업무방해 등 개별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 원칙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위 자체를 강제 해산하거나 현행범 체포에 나서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일 국회 국조특위에서 이른바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라 불리는 30대 여성에 대한 수사가 늦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한 사람을 끌어내는 것은 쉽지만 주위에 여러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현장에는 시위 참가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공원 이용객들도 뒤섞여 있다. 물리력 행사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그 책임이 경찰과 정부로 향할 수 있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적용 가능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이번 시위는 신고 주체가 있는 전형적인 집회·시위 형태라기보다 개인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모인 군집에 가깝다"며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 해산을 명령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방해 혐의 역시 폭력이나 기물 손괴가 없는 상황에서 그(강제 조치에 나설) 정도의 사안인지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며 "개인의 자유의사에 따라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 대비해 안전관리 차원에서 적용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선관위에 대한 수사 진행 상황과 시위 장기화에 따른 국민 여론 변화 등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 중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6.07.0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윤상현 국조특위 위원장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조사 중인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개표소 내부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6.07.02. [email protected]


정치권 역시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조특위 출범과 현장 조사 등은 진행되고 있지만, 여야 모두 강제적인 공권력 행사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내 주류 의견으로 확산되진 못하고 있다.

시위대가 '참정권 침해' 등 기본권 보장을 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부·여당이 공권력을 동원할 경우 자칫 사태가 '진압 프레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공권력 행사가 보수 지지층 결집이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신중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다만 민주당은 선관위 개혁 태스크포스(TF)와 국조특위를 통한 진상규명, 선관위 구조 개혁 등 제도적 해법 마련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특검 추진을 당론으로 정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원포인트 개헌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시위대와 일부 공감대를 형성하며 부실한 선거 관리 시스템과 정부·여당 책임론 제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올림픽공원 현장에 공권력 투입 가능성이 거론되자 당권파를 중심으로 지도부가 결집해 반대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정선거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무엇을 요구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정치권 역시 어떤 방식으로 답해야 할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선관위는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 제공 기관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정작 사태 해결 과정에서는 존재감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교수는 "선관위는 사실상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독립적 지위를 박탈하거나 감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결국 개헌 사항과 맞물려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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