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5부제'에 갇힌 장애학생 순회교육…"어떡해"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 차량도 '5부제' 적용
개인 차량으로 학교·가정 방문해 순회교육
출장·외근·파견 등 차량은 규정 따라 제외 가능
부산·광주·세종, 제외 안 해…일부는 전달 미흡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3월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구청 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6.03.25. lmy@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5/NISI20260325_0021221240_web.jpg?rnd=20260325104417)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3월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구청 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2026.03.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정부가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해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시행하면서 장애 학생의 학습권 침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 차량이 적용 5부제 적용 제외 대상에서 누락되며 이동과 수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5부제 시행 이후 일부 특수교사들은 학교에서 먼 곳에 차를 세운 뒤 교구를 직접 들고 이동하거나, 요일제에 맞춰 수업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특수교사노조)에 따르면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 시행 과정에서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 차량이 제외 대상으로 명확히 인정받지 못해 현장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지난달 25일 0시부터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요일제)를 강화 시행 중이다. 대상 차량은 공공기관 공용차와 임직원 소유 10인승 이하 승용차 전체다.
번호판 끝 번호에 따라 1·6은 월요일, 2·7은 화요일, 3·8은 수요일, 4·9는 목요일, 5·0은 금요일 운행이 각각 제한되며, 이달 8일부터는 2부제(홀짝제)로 강화될 예정이다.
장애인 차량, 유아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대중교통이 열악한 원거리 거주 임직원 차량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 차량도 제외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규정 제17조는 '출장, 외근, 파견 등 업무에 이용되는 임직원 차량' 역시 승용차 요일제 제외 대상으로 인정한다.
규정상 제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교육청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적용 제외를 결정했더라도 각 교육지원청이나 일선 학교 현장까지 지침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전국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는 2227명이다. 이들은 이동·건강상의 이유로 등교가 어렵거나 추가 교육이 필요한 장애 학생들을 위해 가정이나 학교를 직접 방문해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에 필요한 각종 교구를 직접 운반해야 해 운전 가능 여부가 사실상 업무 조건이 되며, 주로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다. 영남권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김씨는 "영유아기 장애 학생들 수업도 나가다 보니 교구의 크기가 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차가 없으면 차부터 구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기준 부산·광주·세종교육청 등 3개 교육청은 특수교사 차량을 5부제 적용 제외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구·인천·대전·울산·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경남교육청 등 11개 교육청은 이들 차량을 제외 대상에 포함했으나, 경기·전북·제주교육청 등 3개 교육청은 제외 대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의 교육청에서는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의 차량을 5부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해당 내용이 각 교육지원청이나 일선 학교 현장까지 하달되지 않아 유명무실한 조치에 그치고 있다.
김씨는 "시교육청에서는 이미 제외 대상으로 되어 있지만 현장에 하달되지 않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요일제에 해당된 날 수업을 나가는 학교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고 했다.
김씨는 "차를 주차하기 위해 학교 근처를 뺑뺑 돌면서 주차 공간을 찾다가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했고, 짐을 들고 이동을 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는 이씨는 "본청에서는 제외 대상으로 인정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소속된 교육지원청에서는 인정해 주지 않고 있다"며 "교사 개인이 학교와 상의해 5부제를 피해 수업 일자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2부제가 시행되면 선택지가 더 없으니 조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특수교사노조는 이러한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특수교사노조는 "특수교사들에게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학교'이자 '교구 창고'의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순회 특수교사에게 5부제를 강제하는 것은 결국 해당 요일에 배정된 장애 학생들의 수업권을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장은미 특수교사노조 위원장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대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교육 사각지대 해소"라며 "순회교육 담당 특수교사들을 예외 대상으로 전수 등록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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