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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끝에서 시작된 혁신…시대 관통한 '나이키 에어맥스'[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6.04.05 12:00:00수정 2026.04.05 12: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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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보이지 않던 기술 '에어'로 실현

착화감 설계와 문화 결합, 시대 아이콘으로

[서울=뉴시스] 초창기 테일윈드.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초창기 테일윈드.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나이키 에어맥스는 단순한 운동화를 넘어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문화를 하나로 잇는 장수 브랜드의 상징 중 하나다.

1970년대 처음 세상에 등장한 에어 쿠셔닝은 '보이지 않던 기술'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발상의 전환으로 시장을 뒤흔들었고 이후 40여 년 동안 끊임없이 진화하며 단순한 신발을 넘어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뉴시스] 1989년 나이키월드 본사.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989년 나이키월드 본사.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발명의 시작, 보이지 않던 기술을 보이게 하다

에어맥스의 시작은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하이오 출신 항공우주 엔지니어 프랭크 루디(Frank Rudy)가 필 나이트(Phil Knight)에게 스키 부츠용 에어 쿠셔닝 기술을 운동화에 적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전한 것이 출발점이다.

초기 에어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아웃솔에 뜨거운 폴리우레탄을 붓는 제조 방식은 얇은 플라스틱 에어백을 손상시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년 이상 연구와 테스트가 이어졌다. 
(왼쪽부터) 1987 Air Max, 1990 Air Max 90, 1991 Air Max 180.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 1987 Air Max, 1990 Air Max 90, 1991 Air Max 180.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평평한 튜브 형태의 소재 위에 내부 용접 패턴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제조 공정을 바꿨지만 에어-솔 내부의 밀봉 문제와 외부 충격에 대한 취약성 등 기술적 문제는 계속 이어졌다.

당시 비저블 나이키 에어 쿠셔닝에 대한 가능성은 곧 풋웨어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 사이로 퍼져나갔다. 1985년 건축 분야에서 제품 디자인으로 전향한 팅커 햇필드(Tinker Hatfield)는 그 아이디어에 사로잡힌 디자이너 중 한 명이었다.

햇필드는 파리 출장 중 퐁피두 센터를 보고 건물의 내부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혁신적 디자인에 큰 영감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나이키 에어 유닛을 외부로 드러낼 방법을 구상했다.

그는 "미드솔의 일부를 실제로 잘라내고 에어백을 노출시켜 사람들이 직접 볼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를 내자 처음엔 모두 난리가 났다"며 "'절대 안 된다. 에어백이 터질 거다', '누군가 바늘로 찌를 거다', '돌을 잘못 밟기라도 하면 끝이다'라는 말이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그런 걱정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1978년 호놀룰루 마라톤에서 공개된 테일윈드(Tailwind)가 나이키 에어-솔 쿠셔닝 기술의 첫 실험이었다. 이후 1987년 등장한 에어맥스 1은 기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든 '비저블 에어'로 나이키를 침체에서 구해낸 혁명적 모델로 꼽힌다. 이전까지 신발 내부에 숨겨져 있던 기능을 시각화하면서 제품 경쟁의 기준 자체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부터)1994 Air Max2, 1995 Air Max, 1997 Air Max.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1994 Air Max2, 1995 Air Max, 1997 Air Max.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어맥스 95…비저블 에어 진화의 결정판

이후 1995년 출시된 에어맥스95는 기능을 넘어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모델이다. 앞꿈치까지 비저블 에어를 확장하고 인체 구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적용해 기존 러닝화의 틀을 깨는 '파격적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디자인을 맡은 신예 디자이너 세르히오 로자노(Sergio Lozano)는 어퍼 디자인에 빗물이 대지를 침식하며 층층이 만들어낸 지층과 줄무늬에서 영감을 얻었고, 인간 해부학을 연상시키는 형태적 요소를 결합했다.

에어맥스 95는 기존 러닝화의 틀을 과감히 벗어난 디자인으로 나이키는 뉴욕과 파리의 패션 런웨이에 진출했다. 외관은 물론 착화감까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러닝 커뮤니티에서는 패션적 요소가 기능성을 압도했다고 평가하며 혹평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에어맥스 95는 러닝화를 패션의 영역으로 확장한 모델로 꼽힌다.

(왼쪽부터) 2004 Air Max 2004, 2006 Air Max 360, 2009 Air Max+ 2009.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 2004 Air Max 2004, 2006 Air Max 360, 2009 Air Max+ 2009.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어 유닛의 진화, 착화감까지 고려한 설계

2000년대 이후 에어 유닛은 세분화되고 압력 흐름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발전하며, 단순한 쿠셔닝을 넘어 착화감 전체를 설계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기술이 '체험' 수준으로 확장된 것이다.

2006년 출시된 나이키 에어 맥스 360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다. 이 모델은 신발 미드솔 전체에 비저블 맥스 에어(Max Air)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라이드(ride)라고 불리는 러닝 시 신발이 지면과 접촉할 때 느껴지는 착화감과 감각을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러닝 중 발 전체가 공기 위를 걷는 듯한 부드러운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최근 출시 40주년을 맞아 선보인 '에어맥스95 성수 에디션'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성수동의 제화 산업 역사와 공장 지대에서 문화 공간으로 변화한 지역성을 디자인에 반영해 장인정신과 실험적 감각을 동시에 담아냈다.

(왼쪽부터) 2012 Air Max+ 2012 2017 Air VaporMax Flyknit, 2026 Air Max 성수(Family Reunion).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부터) 2012 Air Max+ 2012 2017 Air VaporMax Flyknit, 2026 Air Max 성수(Family Reunion).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어맥스, 기술과 문화가 만든 시대의 아이콘

업계에서는 에어맥스의 장수 비결로 기술·디자인·문화의 결합을 꼽는다. 기술 혁신에서 출발해 이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경험으로 확장하고, 나아가 도시와 스트리트 문화까지 흡수하며 브랜드 가치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어맥스는 기능성 신발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은 대표적인 사례"라며 "제품이 가진 디자인의 가치와 기술을 어떻게 보여주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수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나이키 포틀랜드 다운타운 매장.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이키 포틀랜드 다운타운 매장. (사진=나이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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