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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치러 가던 우크라 드론, 전파교란에 나토 동맹국까지 돌진

등록 2026.06.10 10: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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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서 대통령·총리·학생 등 지하대피령

루마니아 항구·해변도 우크라 해상드론에 대피

리투아니아 “우크라 탓 안 해…러 선전 경계”

[AP/뉴시스] 지난 5일(현지 시간) 자료 사진으로,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에서 해상 드론이 폭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AP/뉴시스] 지난 5일(현지 시간) 자료 사진으로,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에서 해상 드론이 폭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러시아 항만과 석유시설을 겨냥해 날아간 우크라이나 드론이 항로를 벗어나 나토 회원국 수도까지 위협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동유럽 국가들이 드론전의 후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 드론들이 최근 몇 주 사이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핀란드, 루마니아의 영공과 해역에 잇따라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원국이다.

우크라이나는 발트해 일대의 러시아 항만과 석유 터미널, 군사·에너지 시설을 겨냥해 드론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드론들은 벨라루스와 러시아 국경 인근 항로를 따라 이동하며 폴란드, 발트3국, 핀란드 국경 가까이를 지나간다. 일부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도달해 타격에 성공했다.

문제는 일부 드론이 목표 지점으로 향하던 중 항로를 이탈한다는 점이다. NYT는 러시아의 ‘스푸핑’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스푸핑은 위조 신호로 드론이나 항공기의 위성항법장치를 속이는 전파 교란 방식이다. 러시아 방공망을 피하는 과정에서 항로가 흔들렸을 가능성이나 우크라이나 측 프로그래밍 오류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드론이 방향을 잃으면서 전장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러시아를 향하던 드론이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 지원국을 위협하고,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와 동맹국 사이의 균열을 노리고 있다. 레나타스 포젤라 리투아니아 소방구조청장은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를 타격할 로켓 드론 '페클로'(지옥)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29.

[우크라이나=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기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정보국(HUR)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를 타격할 로켓 드론 '페클로'(지옥)를 점검하고 있다. 2026.05.29.

라트비아에서도 지난 8일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라트비아군은 자국 영공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이후 나토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추정되는 드론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흑해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5일 러시아 해상 운송망을 겨냥한 우크라이나 해상드론 4대가 항로를 벗어나 루마니아 해안으로 향했다. 이 가운데 1대는 루마니아 최대 항구인 콘스탄차 항에서, 3대는 해상에서 자폭했다. 루마니아 당국은 콘스탄차 항의 인원을 대피시키고 인근 해변 관광객들에게 철수를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적의 전자전 때문에 통제를 잃었다”며 루마니아 측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드론의 항로 이탈을 선전전의 소재로 삼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동맹국 국민의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파트너로 묘사하며, 발트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공격을 위해 자국 영공 사용을 허용했다는 주장까지 폈다.

리투아니아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데이비다스 마툴료니스 리투아니아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의 주장을 “완전한 허위”이자 “근거 없는 선전”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드론 사용을 늘리고 있지만, 누가 침략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는 우크라이나에 더 신중한 드론 운용을 요청했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 치러 가던 우크라 드론, 전파교란에 나토 동맹국까지 돌진

책임 소재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린다. 발트 국가 일부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론을 의도적으로 발트 국가 영토 쪽으로 유도해 동맹국 간 긴장을 만들고 있다고 본다. 반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핀란드에 들어온 것은 러시아의 의도적 유도보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우발적 발사나 프로그램 오류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동유럽 국가들은 드론전 확산에 맞춰 방어망과 대피소를 강화하고 있다. 각국은 레이더 중심 탐지망에 음향 센서 등을 보강하고 있다. 빌뉴스시는 64만 명의 주민이 언제든 대피할 수 있도록 대피소도 24시간 개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빌뉴스 북부의 한 초등학교는 지하 발레연습실과 체육관에 물과 식량, 의료 키트를 비치했다. 이 학교 교장은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습 대응 계획은 마련돼 있었지만, 실제로 그 계획을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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