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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경복궁 오면 꼭 들르는 박물관 만들겠다" [문화人터뷰]

등록 2026.06.2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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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품·디지털 활용 확대…"'돈 내고도 다시 찾는 박물관'이 목표"

내년 프로이센 왕실 특별전 시작…세계 왕실 문화 교류 본격화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photo@newsis.co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국립고궁박물관을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한 번은 들르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난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취임 후 가장 먼저 꺼낸 목표로 '경복궁과 함께 찾는 박물관'을 꼽았다. 지난해 개관 20주년을 맞은 박물관이 이제는 새로운 2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배 관장은 국립고궁박물관이 단순히 왕실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K-컬처의 뿌리인 조선왕실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거점이 돼야 합니다. 유형문화유산뿐 아니라 무형유산과 자연유산까지 아우르는 입체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같은 구상에는 늘어나는 관람객이 있다. 지난해 국립고궁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은 약 84만명. 올해 목표는 개관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0만명 돌파다. 올해 상반기 누적 관람객은 48만1621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이 12만9979명(약 26%)에 달했다.

하지만 배 관장의 시선은 박물관 밖을 향한다. 100만명 달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간 1000만명 가까이 찾는 경복궁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일이다.

"잠시 쉬었다 가고, 전시를 보고, 문화상품도 살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경복궁과 박물관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photo@newsis.co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위해 전시 방식도 바뀐다. 입문자는 쉽게, 관심 있는 관람객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단계적으로 제공하고 디지털 복원 콘텐츠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원본 유물 보존 원칙은 더욱 강화한다.

"원본은 철저히 보존하되 디지털 콘텐츠와 복제품 활용은 적극 확대하려 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문화유산을 가까이 만날 수 있고, 오히려 원본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문화상품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복궁에 가면 '고궁박물관 굿즈는 꼭 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리모델링을 앞둔 뮤지엄숍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뿐 아니라 외교 사절단이나 국가기관이 공식 기념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품격 있는 문화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photo@newsis.co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애정하는 유물로는 대한제국 황실의 이화문 백자 식기 세트를 꼽았다.

"화려한 보물도 좋지만 이렇게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닌 생활 유물이 더 매력적일 때가 있습니다. 이화문을 활용한 위스키잔 같은 상품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최근 콘텐츠 산업에서 반복되는 역사 왜곡 논란에 대해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가진 전문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정확한 고증 자료를 갖고 있는 연구기관입니다. 필요하다면 자료 제공이나 자문은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송사와의 전담 협력 체계를 만드는 방식보다는 필요할 때 전문성을 제공하는 형태가 현실적이라 생각해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챙긴 것은 안전이었다. 지난 1월 공조실 화재 이후 특별점검반을 운영하고 공조기와 자동소화설비를 교체했다. 내년에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노후 시설을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문화유산의 안전과 관람객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평소 점검과 시설 개선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의 국제교류도 한층 확대된다.

내년에는 독일 프로이센 왕실 특별전을 시작으로 해외 왕실 문화를 소개하는 국제 공동기획전을 선보인다. 이어 2028년에는 스페인 왕실 특별전도 추진한다.

"해외 왕실 유물을 국내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선왕실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교류도 더욱 확대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유일의 왕실 전문 박물관이라는 정체성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photo@newsis.cok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하는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2026.06.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립박물관 유료화에 대해서도 분명한 생각을 밝혔다.

배 관장은 "유료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관람객이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입장료를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관람객이 그만한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설전과 특별전의 완성도를 높이고 교육·문화행사, 다국어 서비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돈을 내고도 다시 찾고 싶은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행정직 출신 두 번째 국립고궁박물관장이라는 부담도 숨기지 않았다.

"전문 연구는 연구자들과 함께하고 저는 예산과 조직, 행정 역량을 최대한 살리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이 제 장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배 관장은 "문턱은 낮추되 품격은 높이는 박물관,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국립고궁박물관의 새로운 20년은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20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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