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전립선 검사는 낭비?…'저가치 의료' 논란
저가치 의료에 75세 이상 PSA 검사 포함
'인구 고령화' 한국 현 상황과 맞지 않아
![[서울=뉴시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폐암을 제치고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1/20/NISI20260120_0002044678_web.jpg?rnd=20260120145654)
[서울=뉴시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이 폐암을 제치고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률 1위에 올랐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전립선암이 처음으로 폐암을 제치고 남성암 발병 1위로 올라선 가운데 나온 것인데다, 현재의 기대수명을 반영하지 않은 30년 전 데이터를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건강보험 청구자료 기반 저가치 의료 측정지표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방안 연구'에서 75세 이상 PSA 검사 등 총 31개 저가치 의료 후보 지표를 제시했다.
저가치의료는 임상적 편익이 비용과 잠재적 위해를 능가하지 못해 불필요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뜻하는데 정부는 과잉검사·과잉치료를 줄여 의료비 절감을 명분으로 추진중이다.
반면, 2023년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통계 공표 이후 처음으로 남성암 1위에 올라섰다. 전립선암은 고령층 발병 빈도가 높은 암으로 50세 이후 급격히 늘어난다. 삼성화재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60대 이상 고령자의 발병 비중이 전체의 85.6%를 차지하고 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상당수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단 받는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전립선 내에 국한된 초기 단계에 발견할 경우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예후가 우수하기 때문에 무증상 단계에서의 정기검진이 중요하다.
PSA 검사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학계에서는 50대 이상 남성에게 정기적인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75세 이상 PSA검사를 연령이라는 단일잣대로 저가치로 규정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실에 비춰 중대한 오류라는 입장이다.
비뇨의학회는 75세 이상을 PSA검사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입증된 결론이 아니라, 30년 전 서구의 평균수명을 그대로 따른 검증되지 않은 규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성일 비뇨의학회 회장은 "PSA 선별의 근거가 된 두 대형 무작위 대조연구는 모두 1990년대에 설계·등록됐고, 등록 상한은 74세였으므로 75세 이상은 아예 연구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주목할 점은 이 등록 상한 74세가 당시 서구 남성의 평균수명과 거의 일치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국립보건통계센터(NCHS)에 따르면 1990년대 남성 기대수명은 미국이 약 72세, 유럽은 73~76세 수준으로 PSA 선별의 근거가 된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연구할 이유가 없어 처음부터 배제한 것이지, 연구 끝에 무익하다고 밝혀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 비뇨의학회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75세 이상에게 'PSA가 무용하다'는 직접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선별의 상한을 가르는 본질은 나이가 아니라 기대여명으로 병의 진행이 타 암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린 전립선암의 특성상 PSA 선별의 사망 감소 효과는 기대여명이 10년 이상일 때 임상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책이 인구고령화가 진행된 우리나라 상황에도 맞지 않다는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통계청의 2024년 기준 한국 남성의 기대여명을 보면, 65세의 경우 19.5년 더 살 수 있고(약 84.5세), 80세에도 8.5년(약 88.5세) 더 살 수 있다.
현재 75~77세 남성은 평균적으로도 기대여명이 약 10년 안팎의 늘어난 것으로, 건강한 고령자의 경우 생명표 평균을 상회한다.
서성일 회장은 "30년 전 서구인구를 전제로 한 75세 상한은 남성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선 오늘의 한국에 바로 적용될 수 없다"며 " 고령자가 급증하고 기대여명이 길어진 우리나라에서는, 오히려 기대여명이 충분한 건강한 고령자에서 PSA 검진의 이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도 "의료는 단순한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라며 "특정 연령을 기준으로 검사의 가치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불필요한 검사' 또는 '저가치 의료'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령층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전립선암, 골다공증 등에 대해 기저질환, 가족력 등으로 검사 및 치료의 필요성이 달라짐에도 정부가 단순히 연령만을 기준으로 검사 필요성을 재단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행정편의주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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