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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후배' 바리톤 최인식·김기훈, 바그너로 만났다…"한 무대에서 듣는 맛 어떨까 기대"

등록 2026.07.23 18:07:24

연세대 한 학번 차 선후배…처음으로 한 무대 올라

8월 8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

최인식, 獨 쾰른 극장 '15년차' 솔리스트…링 시리즈 전작 참여

김기훈, 지난 2월 베를린필과 '라인의 황금' 협연

[서울=뉴시스] 바리톤 김기훈(왼쪽)과 최인식.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바리톤 김기훈(왼쪽)과 최인식.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처음으로 한 무대에 기훈이랑 올라서 너무 행복해요. 커피 마시거나 술 한잔하던 후배인데 무대에서 진지하게 임할 생각에 벌써 재밌어요." (바리톤 최인식)

"저희는 레퍼토리가 동일하다고 할 정도로 겹쳐요. 그래서 (한 무대에 서는 것이) 더 기대돼요. 옆에서 듣는 바리톤 최인식의 목소리도 기대돼요. 객석과 달리 무대에서 듣는 맛이 또 다르거든요. (웃음)" (바리톤 김기훈)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인식(36)과 김기훈(34)이 처음으로 한 무대에 함께 오른다. 내달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서 최인식은 '보탄'과 '방랑자'를, 김기훈은 '도너'와 '군터'를 연기한다.

이번 공연은 작곡가의 대표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전막 초연 150주년 기념으로,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으로 구성된 4부작(총 15시간)을 약 4시간으로 압축해 하이라이트 버전으로 구성했다.

최인식과 김기훈은 연세대 성악과 선후배다. 최인식이 09학번, 김기훈이 10학번으로 한 학번 차이로 대학시절을 함께 보냈다. 또 모두 김관동 전 연세대 교수를 사사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학교 공연에 같은 역을 맡은 적은 있지만, 함께 무대에서 마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서울 종로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서 최인식과 김기훈은 입을 모아 서로를 '영감을 주는 가수'라며 훈훈한 선후배 사이를 과시했다.

최인식은 김기훈을 연습실에 데려가 연주적 테크닉을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김기훈을 소위 성량 좋은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노래를 듣다 보면 다이나믹하고 섬세한 표현을 잘한다"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김기훈은 대학 새내기때부터 언젠가는 이기고 싶은 선배로 최인식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고 한다. 또 최인식이 음악을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김기훈은 "신입생 때 음악을 가볍게 생각한 적이 있는데, (최인식을 보고) 음악을 대하는 스스로가 부끄럽다고 느꼈다. 마음을 다잡게 해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음악 외에도 대학시절 함께 미팅을 나간 일화를 공유하며 그 정도의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뉴시스] 23일 서울 종로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바리톤 최인식(왼쪽)과 김기훈의 라운드인터뷰가 열렸다. 두 바리톤은 내달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오른다.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3일 서울 종로구 한 공유오피스에서 바리톤 최인식(왼쪽)과 김기훈의 라운드인터뷰가 열렸다. 두 바리톤은 내달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하이라이트 공연에 오른다.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최, 獨 쾰른 극장서 링 시리즈 전작 참여…김, 베를린필과 '라인의 황금' 연주

최인식은 2015년부터 독일 쾰른 극장에서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다. 극장의 젊은 음악가 지원 프로그램 '오펀 스튜디오' 기간을 거쳐 정식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7년부터 바그너 링 시리즈에 모두 참여했다.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에서 모두 '보탄'을, '신들의 황혼'에서 '알베리히'를 연주했다. 동양인이 바그너의 오페라 주역으로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다.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으로, 가창력뿐만 아니라 외모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최인식은 전작에 참여하면서 "가수가 주(主)가 되기보다는 지휘자, 오케스트라 모든 조건이 잘 조화돼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장르라고 느꼈다"며 "가수와 오케스트라의 조율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또 바그너 오페라 특징인 유도동기(라이트모티프·Leitmotif)를 섬세하게 공부했다고 전했다.

김기훈은 2018년 독일 하노버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열린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후 약 8년 만에 바그너 오페라를 연주한다. 이 기간 여러 기회가 있었지만 고사했다. 자신의 목소리와 어울리는 이탈리아 오페라에 천착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기훈은 "바그너에 대해 막연하게 가진 이미지는 지루함이 강했다. 하지만 (바그너) 음악을 접하고 웅장함에 매료됐다"며 "이미자와 다른 음악에 왜 모두가 바그너에 열광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 앞서 지난 2월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부활절 페스티벌에서 '도너'를 연기했다. 김기훈은 베를린필의 명품 연주와 페트렌코의 완벽주의에 압도됐다고 한다.

그는 "음악이 너무 훌륭해 (노래하다가) 뒤를 쳐다보게 된다. 베를린필과 '라인의 황금'을 연주했던 것이 좋은 음악적 경험"이라며 "베를린필과의 협연은 모든 가수에게 감동 포인트다. 바그너 음악을 계속하는데 있어 큰 유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바리톤 최인식(왼쪽)과 김기훈.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바리톤 최인식(왼쪽)과 김기훈. (사진=아트앤아티스트 제공) 2026.07.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무대서 두 역할 맡은 두 연주자…"좋은 경험, 어렵지 않다"

두 바리톤은 모두 이번 공연에서 각각 두 역할을 연주한다. '보탄'과 '방랑자'를 연기하는 최인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가 변화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지금 제 나이에서 최대한 상상력을 끌어내서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보탄의 '이별의 노래'가 가장 기대가 된다"고 했다.

김기훈도 한 역할에 치중하기보다 '올라운더' 가수가 되고 싶은 만큼 어려움이 없다고 했다. 그는 "오페라 가수는 많은 작품에서 여러 역을 연기해 한 캐릭터에 몰입하면 안된다. 스스로를 국한하고 싶지 않다"며 여러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예술가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할에 따라 목소리, 표정은 자연스럽게 바뀌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두 성악가는 이번 공연 이후 바그너 오페라 무대는 계속된다. 최인식은 내년 4월 쾰른 극장에서 '지그프리트'에 '알베리히'로 참여한다. 김기훈은 내년 5~6월 바그너의 '탄호이저'에 '볼프람'으로 독일 도르트문트 극장에 데뷔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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