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도 놓칠 뻔한 천공"…AI가 1분만에 진단[빠정예진]
등록 2026.08.01 06:01:00수정 2026.08.01 06:16:23
김동진 교수, 유리가스 CT로 찾아내는 AI 개발
천공, 골든타임은 6~12시간…AI, 1분만에 진단
"환자 골든타임 확보 방법 고민하다 개발해"
![[서울=뉴시스] 좌측은 CT 영상이며, 우측에서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가리키는 부분은 AI가 탐지한 유리가스 영역이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02200683_web.jpg?rnd=20260731080247)
[서울=뉴시스] 좌측은 CT 영상이며, 우측에서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가리키는 부분은 AI가 탐지한 유리가스 영역이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김동진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외과 교수팀이 개발한 유리가스를 복부 CT 영상으로 찾아내는 AI 진단 보조 모델의 모의 환자 사례다.
천공은 응급수술을 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천공 부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골든타임은 6~12시간이다. 천공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공의 원인을 6~12시간 내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심장이나 뇌처럼 피가 안통해서 조직이 죽는 상황이 아니기때문에 환자마다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컨디션이 좋았던 환자와 안좋았던 환자가 견디는 능력이 다르다"며 "경험적으로는 6시간 이내 수술하는 경우와 이후 수술의 경우는 좀 다르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천공을 확인하려면 위장관 내부 가스가 복강으로 빠져나오는 유리가스가 나오는지를 봐야 하는데 이 유리가스가 상복부 등에 숨어있을 경우 의료진의 숙련도에 따라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응급실에서는 몰려드는 환자들로 인해 CT를 찍은 후 30분이 지나서야 확인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환자가 CT를 촬영하는 동시에 곧바로 AI가 연결돼 천공이 의심될 경우 알람이 떠 빠르게 응급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응급실이나 의료진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선 확인해야 할 환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장관에 천공이 생기면 위장관 내부의 가스가 복강으로 빠져나오는데 이를 '유리가스'라고 한다. 유리가스는 위장관 천공을 의심하는 가장 중요한 영상 소견 중 하나로 신속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단서다.
조영증강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로 확인할 수 있지만 간 주변이나 상복부에 숨어 있거나 양이 매우 적은 경우에는 발견이 쉽지 않다. 특히 응급실에서는 제한된 시간과 과중한 업무, 의료진의 숙련도 등에 따라 미세한 유리가스를 놓칠 위험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교수가 천공 인공지능 진단 보조 모델을 만들게 된 것도 의료진 부족, 숙련도 등으로 놓칠 수 있는 천공을 제 때 발견해 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위해서다.
김 교수는 "보통 영상 관련 인공지능, 머신러닝 연구는 주로 고형 장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복강 내는 유동적인 형태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다"며 "응급복부 수술을 많이 하는 외과의사로서, 응급실에 많은 환자가 몰리는 시간대에 단순 장염 환자를 돌보다 응급 환자가 방치되거나 수시간이 지난 후에야 확인하고 외과에 연결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이런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환자의 수술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을 고민하다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직접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02200681_web.jpg?rnd=20260731080127)
[서울=뉴시스]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직접 개발한 AI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유리가스와 영상 소견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충수염 환자 76명의 CT 영상을 추가로 학습시켰다. 그리고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트레이닝 기법을 적용해 오탐을 줄인 고도화 모델 'FA-NET-NT'(Free Air Net Negative)를 완성했다.
FA-NET-NT 모델은 진단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다이스 점수(Dice score) 0.87점(1에 가까울수록 정확)을 기록했고, 대표 CT 구간을 이용한 영상 단위 분석에서 민감도 85%, 특이도 96%를 달성했다.
FA-NET-NT 모델은 시간차를 둔 새로운 환자 215명을 대상으로 한 검증에서도 95~96% 민감도로 실제 위궤양 천공을 탐지했고, 82~92% 특이도로 유리가스가 없는 타 질환(충수염, 췌장염, 담낭염)과 위궤양 천공을 구분해 냈다.
김 교수는 "기존에 유사 연구가 거의 없어 모델이 유리가스 형태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한 장의 CT에 유리가스 그림을 그려 넣어야 하는데 한 환자에 하나의 유리가스만 있다면 쉽겠지만, 여러 CT 영상에 수십 수백 개의 유리가스가 있는 경우도 있어 하나하나 그림을 그리고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02200684_web.jpg?rnd=20260731080323)
[서울=뉴시스] 김동진 은평성모병원 위장관외과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연구팀은 모델의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비 제조사와 촬영 프로토콜이 전혀 다른 타 병원 환자 237명을 대상으로 다기관 외부 검증을 추가로 시행했다. 그 결과 위궤양 천공에 대한 민감도 95%를 유지했고, 충수염(88%), 췌장염(88%), 담낭염(82%), 장폐색(80%)에 대해서도 모두 높은 특이도를 보여 서로 다른 CT 장비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검증했다.
김 교수는 "이 모델은 의료진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바쁜 응급 상황에서 놓치기 쉬운 유리가스 소견을 한 번 더 확인해 주는 제2의 눈 역할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전문인력이 부족한 야간이나 휴일 응급실에서 신속한 수술 결정을 돕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하도록 제품화 하는 연구를 진행중"이라며 "이를 위해 다음 단계 연구를 진행 중인데, 근거를 마련하는 데 까지 1년 이상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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