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선진국 증시 맞나?"…'폭락 후 폭등' 종잡을 수 없는 코스피 이유는

등록 2026.08.01 08:00:00수정 2026.08.01 08:04:20

AI 투자심리 급반전에 폭락장에서 사상 최대 반등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반도체 쏠림 구조가 변동성 키워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17.91% 오른 6595.45에 마감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각각 29.95%, 26.81% 오른 31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11.63% 오른 719.76에 마감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원 내린 1424.0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2026.07.31.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코스피가 17.91% 오른 6595.45에 마감하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각각 29.95%, 26.81% 오른 31일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닥은 11.63% 오른 719.76에 마감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4원 내린 1424.0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2026.07.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지난 한 주 국내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그 자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시장이 출렁이더니, 곧이어 코스피는 사상 최고 일일 상승률을 기록하며 정반대 방향으로 급반전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증시가 기업 실적과 경기 흐름에 따라 비교적 완만하게 방향을 잡아가는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수급 쏠림과 레버리지 거래가 겹치며 불과 며칠 사이 폭락과 폭등을 오가는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증권가는 인공지능(AI)·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비관론이 극단으로 치달았다가 빅테크의 AI 투자 확대 기대와 호실적이 확인되면서 투자심리가 급반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국내 시장에 집중된 레버리지 투자와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 외국인 수급이 맞물린 시장 구조가 지수 변동성을 한층 키웠다는 평가다.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 지속' 확인되자…장중 18% 폭등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상승률은 18%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반등을 연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25% 이상 급등했고, SK하이닉스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코스피 급등 배경으로 미국 빅테크의 호실적과 AI 투자 확대 기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마무리, 극단적인 저평가 인식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아마존까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는데, 특히 아마존은 클라우드(AWS) 성장세와 함께 올해 설비투자(CAPEX) 계획을 기존 2000억달러에서 2200억달러로 상향하면서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예상치에 부합했고, 2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장기금리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AI 투자 지속 가능성과 금리 부담 완화가 동시에 확인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컨퍼런스콜을 통해 글로벌 5대 하이퍼스케일러와 5년을 기본으로 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데 이어, AI 관련 5개 대형 고객사와도 협상을 마무리 단계에서 진행 중이라고 공개하며 AI 수요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바탕으로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기존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에 더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약 49억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 점도 투자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MS에 이어 아마존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투자 확대 기대가 다시 강화됐다"며 "견조한 본업 실적과 풍부한 잉여현금흐름(FCF)을 바탕으로 대규모 CAPEX를 지속할 여력을 확인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종목에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했던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의 포트폴리오 매각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반도체와 AI 인프라주 급락을 증폭시켰던 디레버리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도 확산했다"면서 "강제매도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는 기대가 투자심리를 자극한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킷브레이커 이틀 연속 발동된 韓 증시…반도체 쏠림 구조, 완충장치가 없다

불과 사흘전만해도 지수는 겉잡을 수 없이 곤두박질 쳤다. 지난 28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했다.

이튿날인 29일에도 투매가 이어지며 코스피는 6089.11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2% 넘게 하락해 5200선까지 밀려났고, 코스닥 역시 713.71에 장을 시작한 뒤 장중 10% 이상 급락하며 630선까지 후퇴했다. 양 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기업공개(IPO) 흥행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의 메모리 경쟁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에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투자하거나 금융지원을 제공한 기업들이 다시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를 구매하는 이른바 '순환금융' 구조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AI 수요와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과대평가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반도체 투자심리도 급격히 위축됐다.

다만 증권가는 글로벌 악재만으로 국내 증시의 급락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증시가 반도체주 조정에 그친 반면, 국내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매와 반도체 중심의 시장 구조로 순환매가 약화되면서 반도체주 변동이 지수 전체의 급등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표면적 트리거 이외에, 하루 10%대 낙폭을 만든 것은 수급 구조에 있다"면서 "레버리지 상품 청산이 진행되는 가운데 31일 기본예탁금 규제 시행을 앞둔 관망세까지 겹치면서 거래대금이 축소됐고, 이렇게 얇아진 수급 속에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며 낙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스피 거래대금이 20조원 초반까지 줄어든 상태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계적 매도(숏감마 리밸런싱)가 겹치자, 악재의 크기보다 훨씬 큰 지수 반응이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증시 변동성이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MD(4일), 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5일) 등 AI 하드웨어 업황을 가늠할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며 "AI 수요의 최전방에 있는 앤트로픽의 연간반복매출(ARR)이 5월 470억달러에서 7월 740억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AI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