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학계 "공정과세 목표 불분명…임대공급 위축 우려"
등록 2026.08.05 15:23:52수정 2026.08.05 15:50:25
재정학회, '세제개편안 평가 위한 전문가 간담회'
"집값 안정인지 재분배인지 정책 목표 명확히 해야"
"거주 이동 제약해 노동시장 효율성 떨어뜨릴 수도"
"보유공제 축소 시 임대주택 줄어 세입자에 부작용"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2026.08.04.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8088_web.jpg?rnd=20260804160653)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이 부동산 세제 개편의 정책 목표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공정하다는 것의 기준은 무엇인지, 어느 정도의 보유세를 부담하는 것이 공정한 것인지, 조세 정책이 추구하는 정책 목표가 소득과 부의 재분배인지 부동산 가격 안정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
"노동 시장에서 활발한 이주를 허용하는 것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인데 공정과세라고 생각하는 것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정부가 그렇게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 때문에 거주 이동에 대한 제한이 생기고, 이것이 노동 시장에 대한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모든 주택을 거주 목적으로만 보유해야 된다고 하면 사실상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은 거주할 주택이 없다. 주택에 대해서 양도소득세 등을 부과할 때 보유 특별 공제를 했던 이유는 내가 거주하지 않더라도 보유를 통해 전월세, 임대 소득,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것들을 권장하기 위함이었다. 그걸 없앤다는 얘기는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것만 보호를 하고,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공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부작용을 낳게 된다."(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낮추고 비거주·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가운데, 정부가 내세운 '공정 과세'의 개념과 정책 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재정학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식이 거주 이전을 어렵게 하고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재정학회는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6년도 세제개편안 평가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사회는 김우철 한국재정학회 회장 겸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가 맡았다. 토론에는 성명재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와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심혜정 전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 정다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연구본부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원까지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 다만 시가 약 20억원을 넘으면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 실거주자도 시가 약 34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부터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인상 영향으로 현행보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02203396_web.jpg?rnd=20260804094235)
[서울=뉴시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면서 1세대 1주택자는 시가 약 20억원까지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종부세를 내지 않게 된다. 다만 시가 약 20억원을 넘으면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진다. 실거주자도 시가 약 34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부터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인상 영향으로 현행보다 종부세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이번 세제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고 비거주·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여 시가 20억원 이하 주택은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시가 20억~30억원 이하 주택의 세 부담도 낮추기로 했다.
반면 시가 30억~40억원대 주택은 세 부담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시가 4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은 세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특히 시가 45억원을 넘는 주택에는 기존 다주택자에게 적용하던 중과세율 수준의 세율이 적용될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액을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춰 과세를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가 부동산 가격 안정인지, 소득·자산 재분배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심 전 심의관은 "이번 개편으로 일정 가액 이상의 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을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조정하는 등 보유·양도 단계에서 상당한 수준의 세 부담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유세 강화의 타당성을 논의하기 전에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의 정책 목표가 도대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재분배가 주된 목적인지, 주택 가격 안정이 목적인지에 따라 정책의 평가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6.08.04.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7912_web.jpg?rnd=20260804145111)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32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2026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2026.08.0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주택 가격 안정이 목적이라면 보유세 강화가 주택 가격과 매물, 주거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재분배가 목적이라면 세 부담의 귀착과 자산 가치, 납세자의 소득과 현금 흐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거주 중심의 과세 체계가 주거 이동과 노동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교수는 "거주 중심으로 간다는 건 좋은데 결혼이나 출산, 직장 이동 등으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상황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며 "주택을 사고파는 데는 거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시적인 이동이 필요할 경우 임대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국적으로 자가를 보유하면서 직접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55~60% 수준이고, 서울은 약 45%로 알려져 있다"며 "절반에 가까운 가구가 임대로 살고 있는 만큼, 자신의 집을 전세로 주고 다른 지역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데는 각자의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비수도권에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수도권 인재를 유치하려면 노동시장에서 활발한 거주 이동이 가능해야 한다"며 "실거주 중심 과세가 거주 이전을 제약하면 결과적으로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제 개편이 임대주택 공급을 줄여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도 나왔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 자가 보유·거주 비율이 약 55%라는 것은 나머지 40~45%가 다른 사람이 보유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는 의미"라며 "모든 주택을 소유자가 직접 거주하는 용도로만 보유하도록 유도하면 주택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급할 임대주택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허용해 온 것은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더라도 전월세 주택을 장기간 공급하도록 유도하려는 목적도 있었다"며 "보유에 따른 공제를 없애고 실거주만 우대하면 자가 거주자는 보호할 수 있지만,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해 세입자에게 부작용이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성 교수는 보유세 강화만으로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재산세 부담을 높이면 주택 가격이 일회성으로 조정될 수는 있지만 미래의 가격 상승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주택 가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이 공급 부족에 있는데 공급 대책 없이 세금으로 수요만 줄이려 하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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