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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 "굳건한 믿음도 흔들릴때 인간을 이해하게 되죠" [문화人터뷰]

등록 2026.08.06 08:00:00

'파견자들' 이후 3년 만의 장편 '태양 아래 올리브'

수녀와 과학 유튜버…사건에서 인물 중심 서사 변화

종교와 과학,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인간다움' 탐구

내년 데뷔 10년차…"앞으로 10년도 글을 쓰고 싶다"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06. park7691@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믿음에는 분명한 틈과 균열이 있어요. 누구나 자기만의 믿음 체계 안에서 살아가지만, 그 틈으로 바깥 세계가 들어오는 순간 균열과 성장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SF소설을 대표하는 김초엽(33)이 세 번째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자이언트북스)로 돌아왔다.

과학기술과 낯선 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는 이번에는 종교와 과학, 믿음과 의심을 한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였다. 하지만 그가 끝내 던지는 질문은 종교도, 과학도 아니다.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지난 5일 경기 고양시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만난 김초엽은 "이번 작품은 각자가 굳게 믿고 있던 세계에 균열이 생기는 이야기"라며 "그 균열을 통해 결국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소설은 수녀 '이레'와 무신론자 과학 유튜버 '솔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학창 시절 친구였던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나고, 이레가 절대적으로 신뢰해온 '준'이 사라지면서 함께 그의 행방을 쫓는다.

추적 끝에 이레는 자신이 믿어온 세계뿐 아니라 자기 존재 자체가 흔들리는 진실과 마주한다. 가장 독실한 믿음을 가진 인물이 오히려 '인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 세계에 속해 있고, 속해야 한다고 믿었는데 알고 보니 자연스럽게 속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꼈어요. 그런 순간 인간은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묻게 되잖아요."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park7691@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종교와 과학, 믿음과 의심이라는 양극단의 설정도 그 질문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장치다.

김초엽은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경험한 순간에서 영감을 얻어 '종교'를 소설의 중심축으로 가져왔다.

라마단 기간,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며 음식을 앞에 두고 함께 앉아 있던 사람들을 보며 김초엽은 종교가 단순한 신념이 아니라 삶 자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한국은 무교가 많다고 하지만 운명을 믿는 것처럼 사람은 모두 무언가를 믿으며 살아가잖아요. 형식만 다를 뿐 각자의 믿음이 있는 거죠."

이번 작품은 김초엽에게 하나의 전환점이다.

그동안에는 SF적 아이디어와 사건이 서사를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인물이 중심에 섰다. 사건은 인물을 움직이는 장치가 아니라 인물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전에는 현상이나 사건을 탐구하는 글을 많이 썼어요. 이번에는 캐릭터가 사건이라는 함수를 통과하면서 입체감을 얻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그런 탓에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

"인간을 쉽게 판단하는 편이 아니라 인물을 설계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썼어요. 하드코어 게임을 하는 것처럼 머리가 아플 정도였죠."

대신 독자가 인물을 따라가기만 하면 작품이 던지는 질문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기를 바랐다.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park7691@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종교를 전면에 내세운 만큼 독자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장르적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소설은 한국에서 라오스와 태국으로 무대를 옮기며 추적과 도주, 미행이 이어지는 스릴러처럼 전개된다.

"종교라는 소재가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물을 더 극한의 상황으로 밀어 넣고, 서스펜스를 단단하게 만들어 장르적으로도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가 바라보는 현실 역시 소설과 맞닿아 있다.

김초엽은 오늘날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도 자신이 믿는 세계를 너무 쉽게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끌기 가장 쉬운 감정은 분노예요. SNS나 뉴스도 가장 극단적인 감정만 부각하는 경우가 많죠. 그러다 보면 서로의 믿음을 이해하기보다 쉽게 단정하게 되죠."

그래서 그는 다시 '믿음의 틈'을 이야기한다.

"내 믿음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타인의 세계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장편은 작가 자신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작업이었다.

구상과 자료 조사에 2년, 집필에 반년이 걸렸지만 여러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가는 장편의 즐거움을 새삼 발견했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여러 아이디어와 소재를 다 연결하는 장편 작업이 너무 즐거웠어요. 앞으로 장편을 더 많이 오래 써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park7691@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데뷔한 그는 내년이면 어느덧 등단 10년을 맞는다.

"예전에는 조급하게 글을 썼다면 지금은 저를 조금 더 잘 다루게 됐어요. 글 쓰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자유롭고 재미있습니다."

내년에는 작품을 집필하며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를 출간할 계획이다.

앞으로의 10년을 묻자 김초엽의 대답도 결국 글쓰기로 돌아왔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잖아요. 다만 그때까지도 계속 글을 쓰는 작가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06. park7691@newsis.com

[고양=뉴시스] 박주성 기자 = 장편소설 '태양 아래 올리브'로 돌아온 김초엽 작가가 5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덕은구 블러썸스튜디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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