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꽉 잡은 수사…피해자 보호·시스템 개편 '숙제 산적'[형사사법 지각 변동③]
등록 2026.08.09 07:00:00수정 2026.08.09 07:50:48
형소법 후속 TF 가동, 10월 시행까지 매주 점검
기동대 등 880명 재배치·하위법령 정비 속도
피해자 보호·전산 개편·전건송치 입법 과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8025_web.jpg?rnd=2026080415321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경찰은 형소법 후속조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조직·인력 보강과 하위법령 정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수사역량 강화와 피해자 보호체계 재설계, 전산시스템 개편, 후속 입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5일부터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팀장으로 하는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조치 TF’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7일 회의에서 하반기 인사에 맞춰 국수본의 수사감찰 기능을 인권감사관실로 이관하고 내부비리수사대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9월 초까지 경찰관 배우자·직계 존비속 관련 사건 상피제와 검사의 요구·요청사건 관리 강화, 경찰수사심의위원회 사회적 약자 소위, 익명 대리신고제도 도입한다.
유 직무대행은 지난 4일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일 최초 수사 단계부터 검사에게 법률 판단에 관한 의견을 요청하고 송치 전 협의를 강화해 보완수사 요구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관서별 보완수사 요구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시효 만료 3개월 전부터 공소청과 협의할 방침이다.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 대상 교육도 추진한다.
하위법령 정비·인력 확충 시급…"수사 완결성 높여야"
경찰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하위법령 정비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협력 방식, 수사기관 간 관할 조정 등 개정법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하고 수사준칙과 경찰수사규칙, 범죄수사규칙을 시행에 맞춰 정비해야 한다.
보완수사 요구를 받은 경찰은 원칙적으로 1개월 안에 수사를 마치고 종합수사 결과와 사건기록을 공소청에 보내야 한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소청장이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하거나 상급 수사관서·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할 수 있다.
직접 보완수사가 사라지는 대신 경찰의 이행 책임과 공소기관의 통제권한이 강화된 것이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경찰기동대가 4일 오전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주변으로 부정선거를 외치는 시민들이 몰려들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0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04/NISI20260604_0021307961_web.jpg?rnd=20260604051309)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경찰기동대가 4일 오전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시간이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주변으로 부정선거를 외치는 시민들이 몰려들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04. [email protected]
수사인력과 전문성 확보도 과제다. 경찰은 정부 출범 이후 수사부서에 약 1900명을 보강한 데 이어 불법·폭력 집회·시위 감소 등을 반영해 경찰관기동대를 감축하고 수사 인력 881명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추가 인력 수요는 관계부처 협의와 자체 조정 등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다만 881명은 신규 증원이 아니라 기존 기동대 인력을 수사 분야로 돌리는 방식이다. 수사부서의 인력난을 덜 수는 있지만 집회·시위와 재난·대규모 행사 대응 등 다른 치안 영역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인력을 운용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는다.
전산체계 개편에도 대비해야 한다. 개정법은 수사·공소 관련 서류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도록 하고, 피의자나 변호인이 요청하면 피의자신문을 녹음하도록 했다. 압수·수색·검증도 원칙적으로 전 과정을 영상 녹화해 KICS에 등재해야 한다.
피의자신문 녹음과 압수·수색·검증 영상녹화, KICS 기록관리 의무에는 1년의 유예기간이 부여됐다. 경찰은 이 기간 녹음·영상자료의 저장·전송과 전자기록 송부 기능을 갖추고 전국 관서에 필요한 장비를 보급해야 한다.
피해자 보호 공백 우려…7대 범죄 전건송치 입법도 남아
지난 7일 경찰청과 한국피해자학회 등이 개최한 특별학술대회에서는 검찰청이 맡아온 피해자국선변호사 선정과 경제적 지원, 기관 간 통합지원 기능을 새 체계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 수사 초기부터 법률·의료·경제적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혜경 계명대 교수(한국피해자학회 부회장)는 "경찰이 피해자국선변호인 선임 대상 사건을 인지하면 신속하게 변호인을 선임해 피해자가 수사 초기부터 법률적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지원 거점으로 삼아 경찰이 국선변호사 선정을 요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찰도 관련 제도를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우동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팀장은 "피해자 권익 보호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형사절차 참여 제도를 실효성 있게 운영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송치 사건에 대한 통제도 강화된다. 개정법은 검사의 '재수사요청'을 구속력 있는 '재수사요구'로 바꾸고, 경찰이 재수사 뒤에도 불송치 결정을 유지하면 검사가 다시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우 팀장은 이를 "부당한 사건 암장이나 부실수사를 검증하는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08.04.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8032_web.jpg?rnd=2026080415321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7대 범죄 전건송치 도입을 위한 후속 입법도 남아 있다. 여당은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 성범죄·스토킹·장애인 학대·노인 학대 등 7대 범죄에 한해 전건송치를 도입해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약화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10월 국정감사 전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특정강력범죄와 인신매매범죄, 교제폭력범죄가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자 보호에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전건송치 대상이 범죄 유형별로 한정되면 피해의 정도나 보호 필요성보다 적용 죄명에 따라 사건을 다시 심사받을 기회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인력 확충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계급·조직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인력을 현장 중심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경찰의 첫 판단이 빗나갈 경우 억울한 피의자와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사건을 한 번 더 살필 통제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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