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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피하려 '집주인' 실입주…전월세 시장 더 얼어붙나[세제 개편, 그 이후③]

등록 2026.08.09 06:00:00수정 2026.08.09 06:02:15

집주인 직접 입주로 임차인 퇴거 요청↑

매물 없고 주거비 부담 올라…보호책 無

여당 내서도 비판·우려…원안 통과 난망

세법 개정안 통과 전 일부 조정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알려진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초구(0.02%)와 송파구(0.15%)는 14주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초고가 주택을 타깃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6.08.0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알려진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주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초구(0.02%)와 송파구(0.15%)는 14주 만에 최저 상승폭을 보였다. 이는 초고가 주택을 타깃한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가 임박해지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정부가 초고가주택과 비거주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서울 지역 임차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보유 주택에 직접 거주하려 할 경우, 세입자들이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장 올해 임대차 시장의 매물이 급감하고 비용이 치솟는 만큼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 내에서도 비판과 우려가 나오면서 세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 등을 중심으로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실거주를 하기 위해 임차인에게 퇴거를 요구하거나 매물을 거두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A씨는 "집 주인이 입주하거나 매도나 만기를 고지해 임차인들에게 전화를 자주 하게 되는데 확실히 전보다 걱정스러워 하고 스트레스가 높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으면서 전용 84㎡ 전세가격이 14억원대로 올라섰다"며 "전월세 매물이 없다 보니 문의해 오는 수요자들도 속이 탄다는 반응"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구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 같기는 한데 확실히 집주인들로부터 매도나 실입주 관련 문의는 늘어난 편"이라고 밝혔다.

서초구 반포 인근의 공인중개사 C씨는 "휴가철인데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조용한 편"이라면서도 "곧 이사철이 시작되는데, 전월세 매물이 씨가 말라 하반기 전반적으로 큰 혼란이 올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공제 혜택을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장기 보유 혜택이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비거주 1주택자들이 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임차인을 내보내고 실입주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차인들은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려고 해도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하면 효력이 없어지는 만큼 수많은 임차인들이 집을 빼줘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이미 서울의 전세 매물은 씨가 말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37건으로 올해 1월 1일(2만3060건) 대비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경우 1만7745건에서 1만2344건으로 30.4% 줄었다.

덩달아 전세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주(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주 전보다 0.25% 올랐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월 신고 기준 서울 오피스텔의 전월세 전환율은 평균 6.06%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전세 매물 공급이 급감하고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세입자에게 퇴거를 요청하지 않더라도 보유세 부담이 전세 보증금과 임대료 등으로 전가될 우려가 높아서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의 모습. 2026.07.2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단지 등 주거 지역의 모습. 2026.07.24. [email protected]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공급 측면에서 아파트 입주물량이 넉넉하지 않은 가운데 비거주 1주택자의 실입주 전환이 전세 매물을 회수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상생임대 특례에 매도 조건이 추가되면서 갱신 계약에서 임대료를 5% 이내로 유지할 유인도 약해졌다"며 "임차인들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늘어난 보유 부담을 월세라는 현금흐름으로 회수하려는 임대인의 행동 변화가 실제로 전가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시 주최 토론회에서 "집주인이 결국 실거주 해야하고 그로 인해 밀려나는 세입자의 어려움, 임차수요 증가로 인한 전월세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라고 비판했다.

세입자 보호 대책이 부실하다는 비판에도 금융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 중이다.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거나 보증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된다.

정부는 임차인들에 대해 세액공제 등을 통해 오르는 거주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입장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7일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전월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월세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청년들에 대해서는 소득 구분 없이 더 높은 공제율을 적용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매매수요가 폭증하는데도 이를 소화할 만한 공급은 태부족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5년간 수도권 135만호 착공에 이어 영등포, 구로 등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과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당장 단기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방안은 아니다.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 내에서도 세법 개정안이 전월세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7일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가 현재 거주하지 않는 그들 소유의 주택들이 상당 부분 민간 전월세 공급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집주인에게 들어가 살라는 것은 이 매물을 전월세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셈"이라며 "이는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순차적으로 매매가도 오르게 되며,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서민들 특히 전월세 세입자들이 입게 된다"고 꼬집었다.

같은 날 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 서울 지역구 의원들끼리) 12월 초 법안들이 최종적으로 완성될 때까지 전월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면서 법안 논의에 반영하자, 서울 지역 의원들이 창구 역할을 하자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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