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바터팽대부암 치료열쇠"…세계 첫 '면역지도' 구현

등록 2026.08.12 09:08:51

단일세포전사체분석 세계 최초 발표

바터팽대부암, 4개 아형 첫 규명

PB-KRAS 아형, 사망위험 116.6배↑

[서울=뉴시스] 공간 전사체 분석 결과 PB-KRAS아형에 기능을 잃어가는 면역 T세포(GZMK+CD8,위 그림의 분홍색 세모,아래 그림의 빨간색 표시)세포의 침윤이 높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공간 전사체 분석 결과 PB-KRAS아형에 기능을 잃어가는 면역 T세포(GZMK+CD8,위 그림의 분홍색 세모,아래 그림의 빨간색 표시)세포의 침윤이 높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바터팽대부암은 담관과 췌관이 십이지장과 만나 합쳐지는 곳에 생기는 희귀암이다. 담즙 흐름이 차단돼 황달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고, 회백색 변 또는 흑색변과 갈색뇨, 피부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12일 중앙암등록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바터팽대부암 신규 발생 건수는 연간 8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0.3%에 불과한 대표적인 희귀암 이다.

발생 빈도가 극도로 낮다 보니 분자생물학적 연구나 전향적 임상시험 대상에 들지 못해 체계적인 표준 치료법 확립과 정밀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소외돼 있다.

바터팽대부암은 그동안 장형과 췌담도형 두 가지로 구분해왔으나 조직학적·분자적 이질성이 큰 탓에 치료법 개발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바터팽대부암의 단일세포 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위협적인 아형을 밝혀냈다.

박주경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이끄는 난치암조기진단팀과 병리과 장기택 교수팀,  이세민 울산과학기술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팀은 최신 암 분석 기술을 활용해 바터팽대부암을 치료할 실마리를 밝혀냈다.

바터팽대부암의 종양미세환경(TME)의 세포 단위 위치 정보와 관계,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등을 반영한 바터팽대부암의 면역 지도를 만든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삼성서울병원 환자 70명의 세포를 전사체 분석해 악성 상피세포를 기반으로 아형을 ▲Int-Wnt(장형의 일종) ▲Int-Hypoxia(장형의 일종)  ▲PB-KRAS(췌담도형의 일종) ▲Cycling(췌담도형의 일종)로 나눴다.

장형은 암의 성장을 돕는 신호(WNT/β-catenin)가 활성화된 ▲Int-Wnt, 저산소(hypoxia) 경로가 활성화된 ▲Int-Hypoxia 아형으로 세분화됐다.

췌담도형에서는 암의 악성도를 높이는 KRAS 신호가 강하게 보이는 ▲PB-KRAS형으로 명확해졌다. 세포분열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Cycling도 새롭게 반영됐다.

이 가운데 PB-KRAS형이 환자에게 가장 위협적이었다. PB-KRAS 아형의 비율이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와 비교해 사망 위험이 116.6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에 따르면 이 아형은 가장 높은 유전체 불안정성을 보였다고 한다. 그만큼 암세포가 빠르게 변화하며 매우 공격적인 양상을 지니게 되고, 치료에도 잘 저항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성장을 멈춰야 함에도 불구하고 KRAS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줄기세포성을 획득해 재생능력을 가졌다는 독특한 특징도 확인됐다. 암세포가 언제든 다시 자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표본이 적은 점을 고려해 1000번의 가상 시뮬레이션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 결과였다"며 "PB-KRAS형이 같은 바터팽대부암 중에서도 특히 더 치명적이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과 더불어 공간전사체 분석을 진행해 종양미세환경(TME)도 함께 규명했다.

암세포의 경우 주변 세포와 상호 작용하면서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데 이러한 미세 환경을 정확히 알수록 암의 치료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번 연구에서도 공간전사체 분석을 통해 암세포와 주변 세포의 거리, 위치 등을 지도로 만들자 PB-KRAS 아형의 경우에는 특이적 현상이 관찰됐다.

암세포 주변으로 면역기능을 상실한 면역세포(GZMK+ CD8 T세포와 면역을 억제하는 대식세포(SPP1+)가 집중 분포되어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기능을 잃어가는 면역 T세포(GZMK+ CD8)와 암세포의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억제성 대식세포(SPP1+)가 군집해 있었다고 보고했다.

PB-KRAS 아형의 팽대부암이 면역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이유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다. 또 TGFB2, SPP1, FGF2 등 면역억제 신호가 포착돼 이 아형 스스로 면역억제 환경을 형성하며 공격성을 키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주경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바터팽대부암의 공격성을 결정하는 분자적 기전을 세포 단위에서 규명했다"며 "재발 고위험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고 KRAS 및 면역억제 신호를 겨냥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과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마커 리서치'(Biomarker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