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지금 몰아서 사면 안 된다"…28년 만의 미일 개입엔 이유 있다
등록 2026.08.16 17:12:00수정 2026.08.16 17:24:24
![[서울=뉴시스]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환율이 내려가면 한국 경제에 생기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캡처)2026.08.16.](https://img1.newsis.com/2026/08/16/NISI20260816_0002213818_web.jpg?rnd=20260816143616)
[서울=뉴시스]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환율이 내려가면 한국 경제에 생기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 캡처)2026.08.16.
[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최근 엔화 강세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점에 엔화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16일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는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출연해 엔화 투자와 환율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환율이 시장 원리뿐 아니라 각국 정부의 정책 개입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만큼, 단순한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 단장은 "환율은 귀신도 모른다"며 "주가를 조작하는 나라도, 금리를 조작하는 나라도 없지만 환율 조작국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결국 미국의 속내를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미국과 일본이 엔저 방어를 위해 공동 개입에 나선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엔화 약세 때문에 개입한 건 1998년 이후 처음"이라며 "1995년, 1998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 개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8년 만에 개입에 나섰다는 건 그만큼 세계가 느끼는 엔저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이 엔저를 그냥 두기 어려운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일본 내부의 물가 부담이다. 수입 물가 급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0년 만에 3%대에 이르며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다. 일본이 물가 상승 기대를 잡지 못해 장기 금리가 오르면 미국 장기 금리도 함께 뛰어, 부채가 많은 미국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신흥국의 자금 이탈이다. 오 단장은 "신흥국은 달러 강세와 엔 약세 사이에 끼어 양쪽에서 얻어맞는 처지"라며 "외환보유고에는 현찰이 아니라 미국 국채가 담겨 있어, 통화를 방어하려면 이 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채를 팔면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올리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들었다. 오 단장은 "2년 전 금리를 세게 올리려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만나 닛케이가 13% 빠지는 걸 보고 이틀 만에 백기를 들었다"며 "그런 경험이 있는데 금리를 세게 올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오 단장은 엔화 가치의 장기적 정상화는 예상되지만 속도가 더디고 기회비용이 크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엔화만 바라볼 게 아니라 다른 자산과 함께 봐야 한다"며 "엔화에 투자함으로써 감수해야 하는 기회비용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환전 방식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오 단장은 "타이밍을 잡아 얼마가 저점인지 보고 사겠다는 식으로 볼 게 아니라, 정말 달러를 써야 한다면 꾸준히 조금씩 나누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의 저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한미 금리 역전을 꼽았다. 오 단장은 "양국 금리가 뒤집힌 게 2022년인데 벌써 4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예전에도 간간이 역전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오래 지속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 수입 물가 상승과 서민 경제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도 환율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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