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는 왜 '러시아판 아마존' 때리나…"러 경제·사회 병목지점"
등록 2026.08.18 12:38:53
![[상트페테르부르크=A{/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가 드론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2026.08.13.](https://img1.newsis.com/2026/07/24/NISI20260724_0001453058_web.jpg?rnd=20260813172254)
[상트페테르부르크=A{/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온라인 유통업체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가 드론 공격을 받아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2026.08.13.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창고를 잇달아 공격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군수 물류망 교란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러시아 사회·경제 전반에 압박을 가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16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포돌스크에 위치한 와일드베리스 창고를 드론으로 타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모스크바 북쪽 트베리에 있는 와일드베리스 창고도 공격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7월 이후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 20곳 가량을 잇따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와일드베리스 직원이 적어도 9명이 숨졌고 수십명이 다쳤다. 일부 창고는 운영을 중단했다.
와일드베리스는 대규모 물류 거점 확충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가장 큰 물류센터는 축구장 수십개를 합친 크기에 달한다. 크고 식별하기 쉬울 뿐 아니라 화재에도 매우 취약하다.
러시아 전자상거래 컨설팅업체인 데이터 인사이트는 와일드베리스가 최대 4800억 루블(약 7조9700억원) 상당의 상품과 3분의 1에 달하는 물류창고 공간을 잃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와 입점 판매자들이 입은 피해를 합치면 최대 8000억 루블(약 13조2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와일드베리스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아마존 등 해외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국제사회의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시장을 철수하면서 급성장했다. 와일드베리스는 2021~2025년간 매출이 7배 증가해 현재 러시아 전자상거래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와일드베리스가 러시아군 보급을 돕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모스크바는 와일드베리스가 민간 목적만을 위해 운영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첫 공격 이후 와일드베리스가 항법장비와 드론 생산용 부품, 러시아군을 위한 기타 보급품 등 전쟁에 필요한 장비를 유통하는데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인 마하일로 포돌랴크는 DW에 "전선으로 향하는 군수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은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를 공격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더 큰 목표는 전쟁을 그것을 시작한 쪽에 되돌려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전자거래플랫폼협회에 따르면 공격으로 영향을 받은 판매자는 최대 40만명에 달한다. 와일드베리스 플랫폼에는 100만명이 넘는 판매자가 입점해 있으며, 대부분은 중소사업자다. 월간 이용자는 8000만명에 달한다.
포돌라크 보좌관은 "연간 거래액이 6조 루블에 달하는 기업의 사업을 흔들 경우 (국책 은행인) 스베르방크와 VTB 등 주요 채권자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와일드베리스는 상당한 부채를 떠안고 있다. 주요 운영법인인 RWB LLC 재무보고에 따르면 단기 차입금은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거의 8배 증가했다. 장기부채까지 합치면 와일드베리스의 총부채는 최대 140억달러에 이를 수 있으며 최대 단일 채권자는 VTB다.
타라스 스크보르초프 스베르방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크라이나의 와일드베리스 물류창고 공격과 관련해 "와일드베리스의 재무상태와 향후 예상 현금흐름이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와일드베리스 최고경영자이자 공동창업자인 타티야나 김은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구제 과정에서 VTB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도이체벨레는 전했다. 스베르방크가 와일드베리스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다고도 했다.
포돌랴크 보좌관은 와일드베리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와일드베리스를 공격하는 것은 러시아 엘리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지정학 컨설팅업체 라스무센 글로벌 최고경영자인 파브리스 포티에는 도이체벨레에 "우크라이나가 병목지점을 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와일드베리스는 어떤 의미에서 러시아 사회와 러시아 경제의 병목지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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