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떠난 감독은 무용지물"…금융당국 지방이전 시 인력 유출 '직격탄'
등록 2026.08.19 07:00:00
금융노조·금감원 노조 일제히 반발…지방이전 철회 촉구
여의도 단절 시 금융중심지 약화…금융감독 신속성 저해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흐린 날씨를 보인 21일 서울 여의도 빌딩들이 구름에 가려져있다. 2023.06.21.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6/21/NISI20230621_0019930179_web.jpg?rnd=20230621130212)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흐린 날씨를 보인 21일 서울 여의도 빌딩들이 구름에 가려져있다. 2023.06.21. [email protected]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한국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지방 이전에 반대하며 다음 달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전날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책은행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전하려는 시도는 국가 금융경쟁력을 스스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서울이 세계 137개 도시 가운데 8위를 기록한 것은 금융산업에서 집적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기관과 기업, 자본시장, 전문인력이 한곳에 모여 만들어내는 경쟁력을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흩어놓는다면 그 피해는 금융산업 전체에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역시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금융기관 지방이전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금융노조와 이중삼중의 정책협약을 맺었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설명이나 협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책은행 지방이전을 이대로 강행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함께 만들어온 노동계를 비롯한 집권 기반과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감독원 노동조합도 정부를 향해 획일적인 지방 이전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혹시라도 소비자와 금융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한 채 대다수 공공기관의 이전이라는 획일적 목표에만 매몰돼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 현장과의 물리적 단절은 심각한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면서 "현재 금융민원의 81.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금융감독기관이 수도권을 떠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민원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주거·교통 등 현실적인 생활 여건 악화는 물론, 금융정책 및 감독 기능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는 기류다.
특히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비중이 높은 금감원의 경우 핵심 인력 유출이 현실적 악재로 꼽힌다. 지방 이전이 추진되면 민간 금융회사나 대형 로펌으로의 이직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의 인력 이탈은 이미 증가하는 추세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금감원 퇴직자 현황에 따르면 자의로 사직하는 의원면직 퇴직자는 2017년 22명에서 지난해 77명으로 3.5배가량 급증했다. 최근 민간 이직이 늘어난 금융위원회 사무관·서기관급 관료들 역시 지방 이전을 계기로 이탈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도 적정 인원이 부족해 감독정책 수립과 집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인력이 추가 이탈해 업무 강도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지난 6월 지방 이전설과 관련해 "공사판 현장 감독이 현장을 떠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명확한 반대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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