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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이장 8.4% 그쳐…인권위 "성별 관계없이 참여 보장해야"

등록 2026.08.19 12:00:00수정 2026.08.19 13:00:24

10년간 이장 선출·임명 10만7945회 중 남성 90.6%

일부 지역 '세대주'에 의결권…여성 참여 제약 우려

지자체 조례·규칙 점검하고 마을 정관 개선 의견표명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이장 선출과 임명 과정에서 성별과 관계없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이장 선출·임명 과정에서의 성차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읍·면을 두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과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인권위는 2023년 전북의 한 마을에서 60년간 여성 이장이 선출되거나 후보로 추천된 사례가 없고, 이장 추천권을 가진 마을개발위원회에도 여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진정을 조사해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후 기초자치단체의 성차별적 관행을 파악하기 위해 강원특별자치도 등 9개 광역자치단체 소속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서는 기초자치단체 107곳, 읍·면 1093곳, 행정리 2만8517곳 자료와 마을 2575곳의 정관 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2014년부터 2023년까지 행정리 2만8517곳에서 이뤄진 이장 선출·임명은 총 10만7945회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남성은 9만7812회로 90.61%를 차지한 반면 여성은 9104회로 8.43%에 그쳤다.

지역별 여성 이장 비율은 경남이 11.58%로 가장 높았고 제주가 2.54%로 가장 낮았다.

기초자치단체 조례와 규칙에서는 특정 성별을 이장 자격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하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지자체 규칙에서는 주민총회 참석권이나 의결권, 후보 추천권 등을 '세대주', '세대주의 위임을 받은 1인' 또는 '세대 대표 1인'에게 부여하고 있었다. 일부 마을 정관 역시 회원 자격과 선거권·피선거권·의결권을 세대주나 세대별 1인으로 제한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 같은 기준이 형식적으로는 성별 중립적이지만, 농어촌 지역에서 남성이 전통적으로 가구 대표인 세대주 지위를 가져온 관행과 결합하면 여성의 투표권과 의사결정 참여 기회를 제한하는 간접차별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리(里) 개발위원회 등 마을의 주요 기구와 비공식적 인적 네트워크가 남성 중심으로 구성된 경우 여성이 이장 선출 과정에 진입하는 단계부터 구조적인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인권위는 이 같은 성별 불균형이 지자체 규칙이나 마을 정관만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오랜 사회문화적 관행과 가사·돌봄 부담의 성별 불균형, 남성 중심의 비공식 네트워크, 여성의 리더십 형성 경로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인권위는 읍·면을 둔 기초자치단체장에게 이장 선출·임명 과정에서 특정 성별이 불리하지 않도록 조례와 규칙을 점검하고, 주민총회 의결 자격에서 여성의 참여를 구조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폐지하는 등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을회 정관에 특정 성별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는지 살펴 성평등한 방향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마을 개발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 구성도 특정 성별에 편중되지 않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행정안전부에는 이장 선출·임명 관련 조례와 규칙 및 성별 현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제안했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성평등가족부에는 농어촌 지역 의사결정 구조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마을회 정관 표준안 등을 개발·보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인권위는 "기초 행정단위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은 특정 성별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지역 의제를 다양화하고 민주적 대표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라며 "향후에도 공공부문 의사결정 과정에 성별 대표성이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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