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 이어지는 기업은행…中업체 834억 사기도 '뒷북' 지적
등록 2026.08.24 10:53:26
국책은행서 대형사고 지속…중국법인 7개월간 수백억 사기당해
사전 인지 못하고 사후 파악·대응도 미진…부실한 내부통제 도마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에서 부실한 내부통제로 인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중국법인은 7개월 동안 현지업체에 800억원이 넘는 사기를 당했지만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사후 파악과 대응도 미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4일 기업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과 금융업권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15일 833억76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중국 현지법인의 외부인 사기 사건이다.
기업은행 중국법인은 비대면 대출 업무를 위해 현지 금융사 A와 계약을 체결했다. A사는 플랫폼 대행업체 B사와 시스템 운영을 위한 별도 계약을 맺었다. 이후 B사가 고객의 상환 대출 원리금을 별도 계좌로 편취한 상황이 드러났다. 기업은행이 대출은 직접 실행하지만, 차주 상환금은 B사 계좌로 사후 정산 받는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의원실 답변에서 6월 24일 최초 원리금 미정산이 발생해 현지법인이 최초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후 6월 30일 현지법인이 본점에 보고했고, 은행은 7월 1일 금융감독원에 유선 보고하고 10일 서면 보고했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원리금 정산대사를 매일 운영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반면 금융당국 보고서상 사고 기간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올해 6월 말까지로, 앞서 중국의 금융기관들은 지난 3~4월 B사를 협력 기관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문제가 약 7개월 동안 이어졌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사고금액과 회수·손실 현황 질의에도 현지 수사기관 조사 중으로 미정이라고 답했다. 또 플랫폼사를 통하지 않는 상환 금액 조회와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해당 사건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20일에는 94억4000만원 규모의 외부인 사기 사고를 공시했다. 사고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졌다. 앞서 산업은행이 지난 6일 공시한 583억원 규모의 금융사고와 동일 사건으로 알려졌는데, 기업은행은 타 금융기관 수사 관련 사실을 인지하면서 사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2일에는 외부인 사기 사고금액을 기존 47억8500만원에서 182억2100만원으로 대폭 높여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4년 5월부터 기존 12월까지에서 2025년 10월까지로 늘렸다. 은행권에 번진 부동산 대출 사기 사건으로, 사측은 수사기관의 자료제출 요구로 사실을 인지했다. 업계에서는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부실로 대형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사고 관련 질의 답변을 받은 신 의원은 "대출금은 직접 내주면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다"며 "800억원대 사고가 나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기업은행 측은 향후 공동 대응 방안으로 관계 당국과 타행과의 협력을 통해 손실을 줄이고 원활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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