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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 참는 한국인만 있는 '화병'…'이 검사'로 파악

등록 2026.08.25 13:39:19

화병 환자 10명 중 7명 선별, 임상 활용 기준점수 제시

[서울=뉴시스] "화병은 억울함과 분노를 오랫동안 억누르면서 분노·원망 같은 정서적 증상과 가슴 답답함, 몸속에서 열이 오르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화병은 억울함과 분노를 오랫동안 억누르면서 분노·원망 같은 정서적 증상과 가슴 답답함, 몸속에서 열이 오르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인 특유의 문화와 정서에서 비롯된 화병은 억눌린 분노나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해 나타난다. 우울증, 불안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진단이 매우 까다롭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실제 화병 환자를 대상으로 화병종합검사(Hwabyung Comprehensive Test, HCT)의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화병 가능성을 선별하고 다른 정신질환과 구분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화병은 억울함과 분노를 오랫동안 억누르면서 분노·원망 같은 정서적 증상과 가슴 답답함, 몸속에서 열이 오르는 느낌 등의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과 증상이 겹치는 경우가 많아, 화병의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고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서·신체 증상을 함께 살펴보는 화병종합검사가 개발됐지만, 실제 진료에서 화병을 선별하고 다른 정신질환과 감별하는 성능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아왔다.
 
이에 김종우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연구팀 연구팀은 실제 진료 환경과 유사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화병종합검사의 선별 정확도와 감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점수를 찾고자 했다.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서울 소재 대학병원을 방문한 성인 중 분노와 억울함, 가슴 답답함, 열감 등 화병 관련 증상을 호소한 182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시행했다.

참여자들은 전문 의료진의 구조화된 임상 면담을 거쳐 화병군 100명과 비화병군 82명으로 분류됐다. 비화병군에는 우울장애, 불안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면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 36명과 정신질환 진단을 받지 않은 46명이 포함됐다. 연구에 활용된 화병종합검사는 김종우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평가도구로, 가슴 답답함과 열감 같은 신체 증상 6문항과 원망·분노 등 정서 증상 7문항으로 구성된다.
 
분석 결과, 화병 환자는 다른 정신질환이 있거나 정신질환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보다 화병종합검사 점수가 높았다. 화병종합검사는 총 52점 만점이며, 연구팀은 33.5점을 화병 가능성을 선별하는 기준점수로 설정했다. 이를 임상 면담으로 분류한 두 집단에 적용한 결과, 화병군 100명 중 71명(71.0%)이 화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비화병군 82명 중에서는 68명(82.9%)이 비화병으로 정확히 구분됐다. 이번 결과를 통해 화병종합검사가 실제 진료에서 화병 가능성을 먼저 살펴보는 선별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가슴 답답함과 열감 등을 평가하는 신체 증상 점수는 화병과 우울·불안장애 등 다른 정신질환을 구분하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 신체 증상 점수는 24점 만점 중 16.5점을 기준으로 적용했을 때, 다른 정신질환 환자의 83.3%를 화병이 아닌 것으로 구분했다.

이에 연구팀은 총점 33.5점으로 화병 가능성을 먼저 살펴본 뒤, 신체 증상 점수 16.5점을 추가로 확인하는 단계적 평가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화병종합검사는 확진 도구는 아니며, 결과는 전문 의료진의 면담과 임상 판단을 돕는 참고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증상이 없는 일반인뿐 아니라 화병과 증상이 겹칠 수 있는 다른 정신질환 환자를 포함해 검사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평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화병의 정서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을 함께 살펴보고, 전체 점수와 신체 증상 점수를 진료 목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도 제시했다.

다만 연구가 단일 의료기관에서 진행됐고, 참여자 대부분이 중년 여성으로 구성됐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다기관 연구를 통해 검사 기준의 적용 가능성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다.
 
김종우 교수는 "화병종합검사는 화병의 정서적 증상과 신체적 증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공동 개발한 평가 도구"라며 "이번 연구는 전체 점수로 화병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고, 신체 증상 점수를 추가로 활용하는 단계적 평가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병종합검사는 화병을 단독으로 확진하는 검사가 아니라 임상 면담과 진단을 돕는 보조 도구"라며 "앞으로 다양한 연령과 성별, 의료기관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임상 활용 가능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다이아그노스틱스'(Diagnostics)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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