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들 "미래세대 앞길 막는 교부금 개편안…못 받아들여"(종합)
등록 2026.08.25 12:37:18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25일 긴급 기자회견
이날 시도교육청 예산과장 회의 보이콧하기도
"정부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분명한 경고"
"교육격차·지역소멸 우려"…李에 면담 요청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재정 축소·교육자치 훼손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25.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21409892_web.jpg?rnd=20260825114747)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재정 축소·교육자치 훼손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내국세 연동제를 55년 만에 폐지하기로 하자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정부의 교부금 개편안을 '개악'으로 규정하며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의 유지와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교육감들은 이번 교부금 개편이 이재명 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기본사회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하며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재차 요청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는 2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교육 현장을 배제한 일방적인 제도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의 유지와 시도교육감이 참여하는 공식적인 협의체 구성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와 기획예산처는 지난 21일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정하는 현행 방식을 폐지하고, 학령인구 변화와 경상성장률을 반영한 새로운 교부금 산식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교부금은 '전년도 교부금×(1+최근 3년 연평균 경상성장률)×{1+(최근 3년 연평균 학령인구 변화율×0.35)}' 산식으로 산출된다.
교육감협은 "학령인구가 감소한다고 해서 교육재정 수요까지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학교 운영과 시설 관리, 교직원 인건비 등 기본적인 재정수요는 지속되고 있고,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 학생 맞춤형 교육, 마음건강, 돌봄과 안전 등 새로운 교육 수요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부금 총액과 학생 1인당 교부금이 지속 증가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에 관해서는 "현실과 다르다. 교부금 총액이 유지되더라도 물가와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재정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미래교육과 학교 현장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현행 내국세 연동률 20.79%는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현장의 상황을 도외시하고 일방적인 양적 주장으로 단순히 계산한 이번 개편안은 앞으로 미래 세대가 어떻게 교육되고 성장야 하는지를 간과한 처사"라며 "미래 세대 앞길 막는 개편안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교부금 개편안이 교육 격차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어떤 문제가 일어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교부금 개편은 굉장히 심각한 국가적 문제를 가져올 것"라며 "지방교육재정이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해 왔는데 만약 정부의 안대로 개편이 진행된다면 교육 격차 문제가 더 심각하게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교육재정 축소가 지역소멸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천호성 전북교육감은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지표로 삼고 있는데 교부금 개편으로 소규모 학교들은 통폐합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며 "지역이 소멸되는데 국가균형발전이 되겠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각 시도교육청이 교부금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기도 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은 "그간 무상급식, 교복비 지원, 수학여행비 지원 등 학생들이 먹고 입고 체험하는 돈을 교육청에서 부담해 왔다"며 "기본소득을 이야기하는 복지국가에서 이러한 부분에 돈을 썼다고 교육 재정이 방만하게 운영됐다고 이야기하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국가가 책임지고 해야 했던 일을 교육청이 그간 앞장서서 한 것에 대해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개편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육 재정을 줄일 것이 아니라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오석진 대전교육감은 "교육재정 비효율 문제는 재정 축소 아니라 자체적인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각 교육청이 불필요한 목적 사업과 유사 중복 사업을 과감하게 정비하고 이월·불용을 줄이며 예산이 학교와 학생에게 직접 돌아가도록 재정을, 운영을 혁신하겠다. 재정 효율화와 교육 재정 축소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재정 축소·교육자치 훼손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25. bjk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21409897_web.jpg?rnd=20260825114747)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재정 축소·교육자치 훼손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교육감들은 이번 개편 과정에서 지방교육재정을 직접 운용하는 시도교육감을 비롯한 교육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정부 부처 중심으로 개편안이 마련됐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교육감협은 "전국 354개 교육 관련 단체가 한목소리로 이번 개편에 우려와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고, 교육 현장과 제도의 직접적인 당사자들이 이처럼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편을 밀어붙이는 것은 교육자치를 무시하고 교육을 정치에 종속시키려 하는 것"이라며 "시도교육감을 배제한 일방적인 제도 개편을 중단하고, 교육 현장이 참여하는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천 교육감은 "일방적으로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만의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주체, 당사자가 빠져있다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며 "교육감들도 이 안에서 논의에 참여해 함께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부금 개편안 윤곽이 이미 드러난 상태에서야 교육감들이 공식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는 지적에 관해 강 교육감은 "교육감들이 단체 행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라고 봐서 가급적이면 원만한 합의를 바랐다"며 "여러 차례 촉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처 안으로 확정이 됐고 법제처 심의를 받은 법률안이 제출됐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육감들은 지방교육재정과 미래교육을 지키기 위해 모든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 첫 조치로 이날 예정된 시도교육청 예산과장 회의를 보이콧했다.
교육감협은 "정부가 교육 현장의 거듭된 우려와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도교육감과의 실질적인 협의 없이 교부금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말로만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교육재정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시도교육감을 배제한 채 실무자에게 정부 방침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협조를 요구하는 방식의 회의에는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이콧은 단순한 회의 불참이 아니라, 시도교육감을 정책 결정의 당사자가 아닌 단순한 집행기관으로 취급하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 방식에 대한 분명한 경고"라며 "시도교육감을 배제하거나 교육자치를 무시한 채 정책을 결정하고 통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감들은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지속 요청하는 한편, 전국의 모든 학부모에게 서신을 보내 상황의 엄중함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교육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교육감협은 "전국 354개 교육 관련 단체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교원·학부모·교육시민사회 등 교육 관련 단체들과의 연대와 공동 대응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협의회는 앞으로 교부금 개편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의 논의 과정 전반에 16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대응하고,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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