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韓에 출생 등록될 권리 있다"(종합)
등록 2026.08.27 17:28:55수정 2026.08.27 18:42:23
만장일치로 "국회가 법 만들지 않은 것은 위헌"
국적·혈통·부모 무관 '보편 출생등록' 입법 촉구
22대 국회,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법안 4건 계류
![[서울=뉴시스] 헌법재판소가 27일 국적과 혈통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에게도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신현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2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3/06/29/NISI20230629_0019939543_web.jpg?rnd=20230629111310)
[서울=뉴시스] 헌법재판소가 27일 국적과 혈통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에게도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신현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3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보편적 출생등록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27. [email protected]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는 우리 국민이 아닌 외국인 아동에게도 보장돼야 하는 보편적 권리임을 선언했고, 이를 보장하지 못한 국회의 '진정입법부작위(법을 만들지 않아 의무를 어김)'는 위헌임을 확인한 것이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의 딸 B(7)양이 청구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고 확인했다.
A씨 부부는 미등록 체류 상태의 베트남인이다. 2019년 4월 서울에서 자녀를 낳았으나, 국내법에 따라 출생등록을 하지 못하고 이듬해 자국법에 따라 등록을 마쳤다.
현행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국민'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미등록 체류자인 외국인이 자녀의 출생신고를 하려면 본국으로 귀국하거나 국적국 법령에 따라 재외공관을 찾아 신고해야만 한다.
A씨는 법체계 문제로 자녀 B양이 의료, 보육, 교육 등 아동에게 보장될 보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며 B양과 함께 2022년 2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당사자 아동인 B양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출생 후 아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을 최대한 빠른 시점에 국가의 공적 장부에 등록되는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에 대해 "독자적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2023년 3월 혼인 외 생부(미혼부)의 출생신고를 막은 가족관계등록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독자적 기본권임을 처음 선언했는데, 외국인 아동에 대해서도 적용되는 권리임을 처음 선언한 것이다.
헌재는 '출생 등록될 권리'에 대해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로이 발현하고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 하에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2026.08.27. xconfind@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21413298_web.jpg?rnd=20260827141251)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상환(가운데)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재판관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8월 심판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기 위해 대심판정에 입장하고 있다. 2026.08.27. [email protected]
국적을 떠나 모든 아동은 소중한 생명이자 독자적 인격체로, 태어나는 장소·나라·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만큼 국가가 최소한의 보호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누구든지 자신이 출생한 지역의 관할 국가에 의해 출생 사실이 공적으로 기록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의 발급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헌법 해석상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도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헌재가 출범 이래 국회의 '진정입법부작위'를 문제 삼은 헌법소원을 받아들인 두 번째 사례다.
'진정입법부작위'는 입법자인 국회 등이 헌법상 입법 의무가 있음에도 법을 전혀 만들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헌재가 통상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는 기조를 띄는 만큼, 국회가 법률을 만들지 않았다는 진정입법부작위로 위헌이 확인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헌재는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해야 할 국가의 입법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관계등록부와 외국인등록제도가 있다는 사정만으론 입법자가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에 대해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출생등록제를 입법화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외국인의 출생등록 허용이 불법체류 묵인이나 '속인주의(혈통주의)' 법 체계와 반하는 '속지주의(출생지주의)' 현상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도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도선동주민센터에 출생신고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2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1/03/NISI20250103_0020650267_web.jpg?rnd=20250103144539)
[서울=뉴시스] 서울 성동구 왕십리도선동주민센터에 출생신고서가 비치돼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8.27.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체류자격 결여 등이 출생등록에 저해되거나 출입국관리법 등 위반 관련 단속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외국인 부모가 아동의 출생등록을 위한 행정절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 현실적 여건도 함께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가 미등록 체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출생등록을 하지 못한 외국인 아동은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그림자 외국인 아동'이라 불렸다.
영아 살해, 유기 등의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국회에서도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김기표, 서미화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안과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발의한 4건의 법률안이 계류돼 있다.
헌재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의 의무교육 대상을 '국민'으로 정한 교육기본법, 외국인이 초등학교 입학을 신청할 때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을 확인받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대한 청구는 전원일치로 각하했다.
A씨와 B양은 외국인도 의무교육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한국 법령에 의해 자녀교육권과 평등권, 교육을 받을 권리 등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정의규정 또는 선언규정에 해당해 그 자체에 의해서는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없다"며 "시행령은 외국인의 입학을 제한하는 조항도 아니고 오히려 입학 및 전학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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