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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한 달이면 뚝딱" K-뷰티 인기 따라 진화하는 짝퉁시장 '골머리'

등록 2026.09.04 13:15:33수정 2026.09.04 13:58:51

K-뷰티 위조 화장품 차단 3년새 1.6만→3.6만건 '껑충'

中 현지서 제조·포장 분업화…유럽·중동·미국까지 확산

K-뷰티사 전담 인력 채용…온라인 감시·현장 단속 나서

"가품 제작 초기부터 추적할 수 있는 대응 체계 중요"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2026.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품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 직후 온라인에서 수요를 확인한 뒤 한 달 남짓이면 가품을 생산하는가 하면, 제조부터 포장·유통까지 역할을 나누는 분업화도 이뤄지고 있다.

가품 유통 범위가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으로 넓어지면서 국내 뷰티기업들은 지식재산권(IP) 보호와 온·오프라인 단속을 담당하는 전담 인력까지 두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4일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에서 차단된 K-브랜드 위조 화장품은 2023년 1만6774건에서 2024년 2만3494건, 지난해 3만6116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3.7% 증가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에서 한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위조상품 규모는 97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세관 압류액 기준으로는 화장품이 전체 위조상품의 10%를 차지해 전자제품과 섬유·의류에 이어 세 번째로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관세청이 통관 단계에서 적발한 K브랜드 위조품 가운데 화장품은 4만1903점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2026.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지난 5월 중국 광둥성 일대에서는 위조 K뷰티 제품을 생산하던 제조시설들이 잇따라 적발됐다.

광둥성 자오칭에서 적발된 약 2000㎡(약 605평) 규모의 시설에서는 화장품 원료와 용기 본체·뚜껑 등이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원료 혼합과 배합부터 제품 충전, 라벨 부착, 포장까지 전 과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시설 내부는 환기와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곳에서 뷰티기업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가품 1400여개가 압수됐다. 제조업자들은 생산에 필요한 자재를 중국 현지에서 조달한 뒤 완성품을 현지 물류망을 통해 다른 지역과 해외로 유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공장뿐 아니라 단속을 피하기 쉬운 소규모 시설로 생산 거점을 분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광둥성 산터우에서는 올해 상반기 임시 건축물과 철제 간이창고 등을 활용해 한국 화장품 가품을 제조한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약 150㎡(약 45평)와 100㎡(약 30평) 규모 창고 등을 활용해 다수의 K-뷰티 브랜드 제품을 무단 제조했으며, 이들 시설에서 압수된 메디큐브 가품만 3만9000여개에 달했다.

또 다른 약 70㎡ 규모의 임시 건축물에서도 메디큐브 가품 1200여개가 발견됐다. 경찰이 추적한 별도 은닉 장소에서는 단속에 앞서 제품을 빼돌리고 빈 포장재만 남겨둔 정황도 포착됐다.

[서울=뉴시스] 중국 시장감독관리국이 실시한 단속에서 가품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이 적발됐다. (사진=에이피알 제공)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중국 시장감독관리국이 실시한 단속에서 가품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이 적발됐다. (사진=에이피알 제공) 2026.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신제품 나오면 온라인서 '간보기'…한 달 만에 가품 생산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가품 생산 속도다. 신제품 출시와 가품 등장 사이의 시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품 판매업자들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온라인에 가짜 판매 페이지부터 개설해 소비자 반응과 주문량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수준의 수요가 확인되면 원료와 용기, 포장재 등을 확보해 생산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 걸리는 기간은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제조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 가품 판매업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원료와 용기, 포장재 등을 각각 조달했다면 최근에는 외부 제조업체에 가품 제작을 맡기는 방식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정 브랜드 제품과 유사하게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은 업체가 정품을 본뜬 용기를 확보하고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내용물을 충전한 뒤 상표와 포장까지 갖춰 납품하는 식이다.

생산과 판매가 분리되면서 판매업자가 별도의 제조시설이나 원료를 확보하지 않고도 가품을 취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 내 판매자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판매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서 정품의 외관과 패키지 등 상세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가품 생산 속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품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외관과 패키지 등을 모방할 수 있어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품은 중국 내 화물 운송 플랫폼 등을 통해 선전과 둥관 등 국제 물류 거점을 거쳐 해외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K-뷰티 진출 지역이 넓어지면서 주요 판매처 역시 유럽과 중동, 미국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실제 지난달 루마니아 세관에서는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 위조 의심 제품 100여점이 압류됐다. K-뷰티 가품 유통망이 동유럽까지 뻗어나간 사례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인천 중구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서 세관 직원들이 위조 명품 온라인 쇼핑몰 운영조직으로부터 압수한 위조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정품시가 1,200억 원 상당의 가방, 의류, 신발 등 위조 상품 7만 7천여점을 국내로 유통하고 범죄수익 165억 원을 타인 명의로 은닉·세탁한 총책 A씨를 관세법·상표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하고, 관련자 3명은 공모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2026.01.27.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27일 오전 인천 중구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에서 세관 직원들이 위조 명품 온라인 쇼핑몰 운영조직으로부터 압수한 위조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며, 정품시가 1,200억 원 상당의 가방, 의류, 신발 등 위조 상품 7만 7천여점을 국내로 유통하고 범죄수익 165억 원을 타인 명의로 은닉·세탁한 총책 A씨를 관세법·상표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하고, 관련자 3명은 공모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2026.01.27. [email protected]

온라인 감시부터 현장 단속까지…K-뷰티 '가품 전담' 인력 둔다

가품이 빠르게 생산돼 세계 각지로 퍼지면서 브랜드사의 대응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히 발견된 가품을 신고하는 수준을 넘어 상표 관리와 세관 공조, 온·오프라인 모니터링 등을 전담하는 인력까지 별도로 두는 모습이다.

에이피알은 최근 아마존과 틱톡샵 등 글로벌 플랫폼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가품 모니터링, 플랫폼 제재 등을 담당할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 공고에는 글로벌 플랫폼 내 가품 모니터링 및 제재뿐 아니라 브랜드 사칭 사이트 대응, 플랫폼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브랜드 보호 체계 구축 등이 주요 업무로 명시됐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은 최근 IP 담당자를 채용하면서 국내외 상표 출원과 제3자 분쟁 대응, 세관 통지 대응, 브랜드 전반의 IP 보호 전략 구축 등을 주요 업무로 제시했다.

관계사와 함께 오프라인 가품 조사와 단속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회사와 관계사 사이의 허브 역할을 하는 업무도 포함됐다. 가품 침해 대응 경험을 자격 요건으로 제시할 정도로 업무가 전문화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출시된 직후부터 온라인에서 수요를 확인하고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가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가품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추적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가품 화장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2026.09.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가품 화장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2026.09.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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