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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과세 강행 시 거래대금 258兆 증발 우려…업계 "취득가 산정·신고 인프라 미비"

등록 2026.09.27 07:00:00수정 2026.09.27 07:04:24

정부 "내년 예정대로 시행 가능"…업계 "취득가액 검증·신고 인프라부터 정비해야"

과세 땐 3대 거래소 거래대금 30% 감소 추정…연간 258조원 줄어들 수도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1억1000만원선을 회복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9.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1억1000만원선을 회복한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6.09.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현행 소득세법에 따라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가상자산 업계에서 과세 여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과세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취득가액 산정부터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 신고·전산 체계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제도대로 과세가 시작되면 국내 주요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약 258조원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 "가상자산 과세, 예정대로 내년부터"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연간 이익 가운데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내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한 첫 신고·납부 시기는 2028년 5월이다.

정부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원칙에 따라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도 과세가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 구축된 과세 인프라만으로도 내년 과세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통계를 점검해 보니 전체의 85%가 보유한 자산 규모가 500만원이 안 된다, 500만원이 안 되면 올해 가격부터 추가로 번 돈에 대해서만 과세한다"며 "(취득가액을) 증명하지 못해 별도의 가격을 발견하기 어려우면 번 돈의 50%까지 필요경비로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공제금액이 250만원인 만큼 이분들은 대체로 면세점 이하거나 세 부담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며 "그래서 지금 (과세를) 출발하는게 생각보다 충격이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형일 부총리는 과세 인프라와 관련해서도 앞서 후보자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국내거래소 이용자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국세청에 제출하는 거래명세서를 통해 세원포착에 어려움이 없다"며 "또한 해외거래소 이용자의 경우 해외금융계좌 신고, 국가간 정보교환체계(CARF) 등을 통해 과세자료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업계 "세금 계산할 시스템부터…취득가액 산정 난관"

가상자산 업계 시각은 다르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가상자산 취득가격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과 신고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현 상태에서 과세를 시작하면 투자자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 따라 과세 자체의 필요성을 떠나 '정확하게 세금을 계산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들 입장으로, 과세 시행 시기를 추가로 유예하고 그 기간 과세 기준과 관련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는 투자자의 실제 과세 대상 소득을 계산하기 위한 '취득가액 검증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가상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려면 투자자가 얼마에 취득해 얼마에 처분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문제는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에서 국내 거래소로 들어온 가상자산이다. 국내 사업자로서는 투자자가 해당 가상자산을 언제, 얼마에 취득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예컨대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수한 뒤 개인지갑을 거쳐 국내 거래소로 옮겨 매도할 경우 국내 거래소에는 최초 취득가격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지 않을 수 있다. 여러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며 거래했다면 정확한 취득가액과 전체 손익을 계산하는 과정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표준화된 전산 연계 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는 국세청과 연결된 표준화된 전산망을 통해 금융자료를 조회·제출할 수 있지만 가상자산사업자에게는 이와 같은 공통 전산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마다 데이터 구조가 다른 데다 원화 입출금뿐 아니라 지갑주소, 보유수량, 분할 체결, 에어드롭 등 처리해야 할 정보도 복잡하다.

비거주자 과세도 풀어야 할 문제다. 현행 고객확인(KYC) 과정에서 확보하는 신분증이나 계좌, 휴대전화, 주소 등 정보만으로 이용자가 세법상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를 거래소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비거주자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를 이행하려 해도 과세 대상자를 가려내는 단계부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국내외 거래소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는 과세당국의 자료 제출이나 조사 요구에 대응해야 하지만 해외 거래소에는 국내 조사권이 실질적으로 미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지속될 경우 일부 투자자가 해외 거래소나 개인지갑으로 자산을 옮길 유인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재진 DAXA 상임부회장은 지난 22일 국민의힘과 진행한 간담회 이후 "업계에서도 가상자산 과세 제도 자체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취득가액 산정·검증 인프라와 거주자·비거주자 판별 및 원천징수 체계, 해외 사업자에 대한 정보 접근의 실효성, 거래 유형별 과세 기준의 법령 반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어 이를 먼저 정비해야 실효성 있는 과세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국내 3대 거래소 거래대금 및 매출 전망(사진=타이거리서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3대 거래소 거래대금 및 매출 전망(사진=타이거리서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과세 시행하면 거래대금 30% 감소"258조원 증발 추산

현행안대로의 과세 시행이 투자자 거래 방식뿐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타이거리서치는 '가상자산 과세 인식조사 분석 리포트'를 통해 현행 제도대로 과세가 시행될 경우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이 올해 약 860조원에서 내년 약 602조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1년 만에 약 258조원, 30%가 줄어드는 셈이다.

조사 응답자의 69.7%는 과세 시행 이후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71.8%는 주식·펀드 등 다른 금융자산으로 투자금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타이거리서치는 이 같은 투자 축소 가능성과 기존 과세 국가의 거래량 변화 등을 반영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추정했다.

거래소 매출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3대 거래소의 매출은 약 1조330억원에서 7282억원으로 3048억원(29.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안광호 타이거리서치 연구원은 "가상자산 소득에 과세한다는 원칙과 현행안을 내년부터 그대로 시행하는 문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과세기준과 신고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하면 국내 거래가 위축되는 동시에 일부 거래가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수 있고, 이 경우 국내 산업 기반은 약해지는 반면 과세당국이 확인해야 할 거래정보는 더 분산돼 세수 확보와 시장 감독도 함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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