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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싶으면 이미 계약"…매물 씨 마르자 '전셋집 구하기 전쟁'[벼랑 끝 세입자①]

등록 2026.09.24 06:00:00

서울 전셋값 올해 7.79% 상승…실거주 전환·월세화에 전세 매물 급감

성북·강북까지 고가 전세 확산…주택 공급 부족에 정비사업 이주까지

"주거비 부담 더 커질 것"…전세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에 주거비 상승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20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9.2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20일 서울 남산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6.09.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일주일째 매일 부동산에 전화하고 있는데, 실제로 볼 수 있는 전셋집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9)씨는 집주인의 실거주 통보를 받고 새 전셋집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출퇴근 거리와 보증금 등 조건을 조금만 따져도 선택할 수 있는 집이 급격히 줄어드는 데다, 괜찮은 매물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빠르게 계약되고 있어서다.

박씨는 "괜찮은 전셋집을 찾아 문의하면 이미 다른 사람이 계약했다는 경우가 많다"며 "직장 때문에 지역을 옮기기도 어려운데, 이러다 정말 갈 곳을 못 구할까 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전세시장에서 매물 품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과 월세화 가속, 대출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에 나오는 전세 물건은 줄어든 반면 계약갱신이나 이사를 위해 새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북·노원 등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낮았던 외곽 지역에서도 고가 전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전셋값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입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전세 물량 감소까지 이어질 경우 세입자들이 제한된 매물을 두고 경쟁하면서 전셋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셋값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은 7.7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1.16%)의 약 6.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3.77%)의 두 배를 넘어섰고, 전세난이 극심했던 2015년 연간 상승률(10.79%)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수도권 전셋값 고공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1178만원으로 전월보다 720만원(1.0%) 올랐다. 지난 7월 7억458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 7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8월 6억5179만원과 비교하면 5999만원(9.2%) 오른 수준이다. 2023년 7월 5억6981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3년여 만에 평균 전셋값은 1억4197만원(24.9%) 뛰었다.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서울 외곽에서도 고가 전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는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에 육박하거나 이를 웃도는 거래까지 나타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성북구는 12.84% 올랐다.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최근 1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도 전세 호가가 12억원까지 치솟았다.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집을 찾는 수요에 비해 새로 나오는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까지 예정돼 있어서다.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서울 주택시장의 구조를 감안하면 전셋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전환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집주인들이 높아진 보유 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하면서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셋값과 월세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주택을 사기 어려워진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월세는 무주택자에게 사실상 마지막 주거 사다리인 만큼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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