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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의 흐름 읽는다" KAIST, 3차원 AI 반도체 개발

등록 2026.09.29 11:20:52

UNIST-포스텍과 공동연구, 반응속도 다른 소자 수직 배열

빠른 변화와 느린 변화 함께 처리, 웨어러블 기기 활용 기대

[대전=뉴시스] 반응속도가 다른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시간에 따른 변화를 읽는 기술의 원리. 이 기술은 피부 부착형 기기에 활용 가능하다.(사진=KAIA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반응속도가 다른 반도체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시간에 따른 변화를 읽는 기술의 원리. 이 기술은 피부 부착형 기기에 활용 가능하다.(사진=KAIA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반응속도가 서로 다른 반도체 소자를 층층이 수직으로 쌓아 현재의 변화와 앞선 움직임을 함께 읽어내는 3차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는 AI시스템학과 권지민 교수팀이 UNIST, POSTECH과 함께 이온을 담은 물질을 단단한 얇은 막으로 구현하고 이를 활용해 서로 다른 시간 응답 특성을 갖는 반도체 소자를 여러 층으로 쌓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소자는 전기를 가하면 소재 내부의 이온이 움직이면서 전류가 변하고 전기를 끊은 뒤 이온이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리는 특성을 이용한다. 연구팀은 이처럼 입력 신호의 흔적이 일정 시간 남는 특성을 활용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정보를 처리토록 했다.

연구팀은 기존 액체나 젤 형태의 이온 물질을 고체형 이온젤로 만들고 이온의 양과 막의 두께 등을 조절해 신호에 빠르게 반응하는 소자와 느리게 반응하는 소자를 각각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이온의 움직임을 조절해 소자의 '기억 시간'을 다르게 했다.

연구팀은 "두 소자를 한 기판 위에 수직으로 쌓아 하나의 소자에서는 방금 들어온 신호를, 다른 소자에서는 앞서 입력된 신호의 영향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며 "짧게 남는 기억과 오래 남는 기억을 동시에 활용해 시간에 따라 변하는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네 차례 입력되는 신호의 켜짐·꺼짐 순서에 따라 만들어지는 16가지 패턴을 소자가 구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움직이는 손글씨 숫자 영상 데이터인 'Moving-MNIST'를 활용해 서로 다른 시간 속도의 정보를 처리한 결과, 약 1ms와 10ms 수준의 시간 정보를 모두 구분했으며 두 시간 스케일에서 90% 이상의 검증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어 고체형 이온젤을 이용해 기존 반도체 공정과 호환되는 박막형태로 소자를 제작했고 4인치 웨이퍼 크기의 기판과 휘어지는 기판에 구현했다. 제작된 소자의 전기적 특성은 55개월에 걸친 측정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이번 기술은 걷기나 팔 흔들기처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움직임이나 몸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작은 기기에서 처리하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단, 실제 스마트워치 등에 적용했을 때의 성능과 소비전력 절감 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으며 KAIST 정학순 연구교수가 제1저자로, POSTECH 노용영 교수와 KAIST 권지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권지민 교수는 "이 소자는 기존 얇은 반도체 제작 공정으로 넓은 기판에 만들 수 있고 여러 층으로 쌓을 수도 있다"며 "스마트워치처럼 전력을 적게 써야 하는 기기에서 움직임과 몸의 신호를 읽는 AI 반도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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