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1명 "부모·자녀와 연락 끊었다"…美서 번지는 '가족 절연'
등록 2026.10.06 16:30:00수정 2026.10.06 18:08:24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과거 금기시됐던 가족 절연이 점차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성인 자녀와 부모가 관계를 끊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06/NISI20261006_0002256526_web.jpg?rnd=20261006145602)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과거 금기시됐던 가족 절연이 점차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성인 자녀와 부모가 관계를 끊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드보라 인턴 기자 = 미국 성인 자녀와 부모가 관계를 끊는 가족 절연이 새로운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확산과 심리상담 방식의 전환, 트라우마를 바라보는 시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에서 과거에는 금기시됐던 가족 절연이 점차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는 '문화적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코넬대 사회학자 칼 필레머의 2020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 10명 중 1명꼴이 부모 또는 자녀와 절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친인척까지 범위를 넓히면 4명 중 1명꼴인 25%에 달했다.
코로나 이후 부모와 성인 자녀의 관계 단절을 다루는 상담과 유료 서비스가 활발해지고 있다. 심리치료사와 관련 전문가들은 책과 팟캐스트, 화상 상담 등을 내놓고 있다. 유료 회원제 그룹 'Estrangement.com'을 운영하는 심리치료사 매티아스 바커는 2020년 이후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420만 명의 팔로워를 모았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가족 절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과거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와 비교한다. 윌리엄 도허티 미네소타대 가족사회과학 명예교수는 과거 금기시됐던 이혼이 점차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졌듯 가족과 관계를 끊는 선택도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SNS는 이런 인식 변화가 퍼지는 통로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인피지에 따르면 지난 8월 부모와 관계를 끊거나 접촉을 최소화하는 '로우 컨택'을 언급한 틱톡 신규 영상은 13만8000건 이상으로, 2020년 8월보다 10배 넘게 늘었다.
심리상담 방식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부모와 자녀의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무게를 뒀지만, 최근에는 관계가 정서적으로 해롭다고 판단될 경우 거리를 두거나 연락을 끊는 선택을 제안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유해한 부모',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부모' 등 가족 갈등을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도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가족 간 갈등이나 상처를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점도 가족관계에 대한 인식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약 1000명의 절연 부모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82%가 '유해하다', '학대적이다', '안전하지 않다' 등의 표현이 관계 단절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다만, 가족 절연이 실제로 급증했다기보다 사회적 낙인이 약해지면서 과거 드러나지 않았던 사례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학대나 심각한 갈등을 겪은 성인 자녀에게는 부모와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한 선택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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