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납배출주사' 산안법 처벌 한계…절차 지연 책임 통감"
등록 2026.10.19 15:00:00수정 2026.10.19 15:28:23
류현철 산안본부장, 19일 DN오토모티브 관련 브리핑
"혈중 납 수치 조작, 현행 산안법 처벌 규정 불분명"
전국 납 취급 사업장 150여곳 감독…제도 개선 추진
![[서울=뉴시스]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우아한청년들·바로고·부릉 등 6개 배달플랫폼 업체들과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2026.01.14.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14/NISI20260114_0002040914_web.jpg?rnd=20260114181109)
[서울=뉴시스] 류현철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우아한청년들·바로고·부릉 등 6개 배달플랫폼 업체들과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2026.01.14. (사진=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세종=뉴시스] 고홍주 박정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DN오토모티브의 납 노출 은폐 의혹과 관련해 노동자의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행위를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직접 처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노동자 건강 보호와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후속 절차가 예상보다 지연된 데 대해서도 책임을 인정했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안은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노동자의 혈중 납 수치만 낮추려는 왜곡된 기업 행태"라며 "수십년간 운영해 온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 제도의 기본 취지 자체를 몰각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DN오토모티브는 노동자들에게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는 '킬레이션' 주사제를 투여해 혈중 납 농도를 인위적으로 낮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8월 13일 DN오토모티브 사업주와 투약의료기관을 수사의뢰했다. 또 특수건강진단기관이 사전 채혈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에 수사 요청한 상태다.
다만 킬레이션을 통해 건강진단 전 혈중 납 수치를 낮추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류 본부장은 "안타깝게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이런 형태로 제도를 형해화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분명하지 않다"며 "의료법 위반이나 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등 형태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노동부의 수사 영역은 아니다. 외부 법률자문을 거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3월부터 DN오토모티브에 대한 안전보건감독을 실시하고 작업환경측정 신뢰성 평가와 정밀 작업환경측정을 진행했다. 납 노출 공정에 대한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는 한편, 노동자 건강 보호를 위한 임시건강진단과 안전보건진단도 명령했다.
다만 임시건강진단은 아직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류 본부장은 "노사 간 협의와 합의가 이뤄지도록 전문가 참여나 일정 조정 등을 도모했어야 하는데, 그 부분에서 지체가 있었다"며 "예상했던 진행보다 지체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절차를 했다고 책임을 다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며 "소통을 잘하고 노사 합의가 도출되도록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노조 등 일각에서 사업장 전체에 대한 작업중지를 명령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노출 수준과 건강 영향 등을 평가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류 본부장은 "더 급박한 문제가 있었다면 당연히 조치했을 것이고, 급성 노출에 따른 영향이 있었다면 그에 맞는 조치를 했을 것"이라며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행정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유사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납 취급 사업장에 대한 감독도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전국 150여개 납 취급 사업장을 철저히 감독할 예정이다. 앞서 배터리 제조 사업장 14곳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실시했으며 현재 관련 내용을 추가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보건공단과 직업병안심센터 등을 통해 킬레이션을 이용한 검사 수치 조작 의심 사례를 신고받고, 특수건강진단 전 수치 조작 행위를 금지·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류 본부장은 "일부 기관의 일탈을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터의 보건관리 시스템 전반을 어떻게 살펴볼 것인지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작업환경측정과 특수건강진단 제도가 실질적으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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