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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섬 제주]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정원문화 확산 이끈다

등록 2026.10.22 09:47:50

식물 이해부터 조성·관리까지 80시간 교육…제주 자연환경 반영

생활 속 녹지 조성·공공정원 관리…도민 참여 영역 확대

정원문화박람회 시민서포터즈로 활동…관람객 안내·운영 지원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교육생들이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교육생들은 식물의 배치와 생육환경 등을 관찰하며 자연주의정원의 조성과 관리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베케 제공) 2026.10. 22.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교육생들이 정원을 둘러보고 있다. 교육생들은 식물의 배치와 생육환경 등을 관찰하며 자연주의정원의 조성과 관리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베케 제공) 2026.10. 22. [email protected]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도시환경 회복, 체류형 관광과 웰니스 수요가 커지면서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꾸는 공간을 넘어 도시와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제주 정원문화의 가능성을 살펴본 데 이어 올해는 정원의 섬,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제주형 정원도시 계획, 정원관광과 지역경제, 시민참여형 정원교육, 정원박람회와 정원산업의 미래를 다룬다.<편집자 주>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 20일 오전 정원 가꾸기를 배우려는 시민 34명이 모여들었다. 제주에서 처음 개설된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30대부터 7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고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각자 정원을 향한 관심과 경험은 달랐지만 식물을 배우고 직접 가꾸면서 제주를 정원도시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뜻은 같았다.

첫 이론수업은 김봉찬 베케 대표의 자연주의정원 강의로 시작됐다.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이해하고 생태계의 질서를 정원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주요 내용이었다. 교육생들은 강의에 이어 베케 정원을 둘러보며 현무암과 이끼,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을 살펴봤다.

제주도가 처음으로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을 개설했다. 도민들의 손으로 생활 주변의 작은 화단부터 공공정원까지 가꾸고 관리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제주에서는 오는 11월6일 첫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가 개막하고, 정원도시 비전도 선포된다. 정원을 지속적으로 돌볼 인력 양성도 본격화한 것이다.

정원 가꾸는 시민들…참여 확산

시민정원사는 식물의 생육과 토양, 정원 설계와 조성·관리 등에 관한 전문교육을 받고 지역의 녹지공간을 가꾸는 활동에 참여하는 시민이다. 정원에 관심을 가진 개인들이 교육을 통해 관련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이를 이웃과 나누면서 공공정원 관리와 정원문화 확산에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시민정원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는 교육과정을 마친 시민들이 공공정원 조성과 유지관리, 정원 관련 자원봉사 등에 참여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정원을 가꾸는 활동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는 '브리튼 인 블룸(Britain in Bloom)'이라는 전국적인 지역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국 전역의 도시와 마을 주민들이 공동체 단위로 참여해 화단과 공공녹지를 가꾸고 지역 환경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싱가포르 국립공원청(NParks)은 2005년부터 '커뮤니티 인 블룸(Community in Bloo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거단지와 학교, 지역단체 등에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공동체정원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000개 이상의 정원 공동체에 4만8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 자연·생활문화 담아내는 시민정원사 양성

제주 역시 도민들이 정원 조성과 관리에 참여하는 기반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 정원문화 조성 및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올해 처음 시민정원사 양성기관 지정 절차를 마련했다. 지난 8월에는 정원·조경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열어 교육시설과 전문인력, 프로그램의 적정성, 운영역량 등을 평가해 베케를 양성기관으로 선정했다.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개강식이 열리고 있다. 교육생들은 12월29일까지 80시간에 걸쳐 정원식물의 이해와 조성·관리 방법 등을 배운다. (사진=베케 제공) 2026.10. 22.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제주 첫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개강식이 열리고 있다. 교육생들은 12월29일까지 80시간에 걸쳐 정원식물의 이해와 조성·관리 방법 등을 배운다. (사진=베케 제공) 2026.10. 22. [email protected]

제주는 국내외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정원 자원을 갖고 있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현무암 지형과 곶자왈, 오름의 초원, 한라산의 숲에서 해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생이 분포한다. 지역과 고도에 따라 기온과 강수량, 바람의 영향이 달라지는 것도 특징이다. 제주 사람들이 오랫동안 자연환경에 적응하며 만들어온 밭담과 용천수, 마을숲 등에는 생활문화와 생태환경이 어우러져 있다.

이러한 특성을 살린 제주형 정원은 지역의 자생식물과 지형, 기후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다른 지역에서 조성한 정원의 식물과 형태를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제주 자연의 모습을 정원에 담아내는 것이다. 현무암과 돌담을 활용한 공간 구성, 바람과 토양에 적합한 식물의 선택, 곶자왈과 오름에서 나타나는 식생의 구조 등이 제주 정원의 차별성을 만드는 요소다.

시민정원사에게도 지역의 자연과 생활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식물을 심고 관리하는 기술에 더해 제주 자생식물의 생육 특성을 익히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정원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마을의 자투리땅과 공공녹지를 가꾸고, 박람회 이후 남는 정원을 지속적으로 돌보며, 지역 주민들에게 식물과 정원에 관한 지식을 전하는 것도 앞으로 맡아야 할 역할이다.

이번 시민정원사 양성과정도 제주의 자연환경과 식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교육생들은 지역의 식생과 토양, 기후 특성을 배우고 이를 정원 조성과 관리에 적용하는 방법을 익힌다.

교육은 20일부터 12월29일까지 14회에 걸쳐 총 80시간 동안 진행한다. 식물의 이해와 분류, 번식, 토양, 정원식물의 관리, 설계와 조성 등을 다룬다. 강의실에서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원과 자연환경을 관찰하는 현장교육을 병행한다.

11월7일에는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현장을 찾아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등을 살펴본다. 교래곶자왈과 돈내코계곡 등을 찾아 식물과 생육환경을 관찰할 예정이다. 교육 마지막에는 조별 전시와 수료식이 마련된다.

교육과정 총괄운영을 맡은 황아미씨는 "정원을 가꾸는 일은 식물의 이름을 익히는 것에서 시작해 햇빛과 바람, 물과 토양의 관계를 이해하고 계절에 따른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는 과정"이라며 "교육생들이 제주 자연환경에 적합한 정원을 직접 만들고 가꾸면서 그 경험을 마을과 생활공간으로 넓혀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첫 이론수업을 맡은 김봉찬 대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자연주의정원'을 주제로 초원과 습지, 숲 등에서 나타나는 식물군집의 생태적 원리를 소개했다. 자연주의정원은 여러 식물이 자라는 환경과 상호관계를 고려해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자연스러운 경관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정원은 조성하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자라고 계절이 바뀌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강의를 마친 교육생들은 베케 정원을 둘러봤다. 현무암과 이끼, 고사리가 어우러진 공간, 나무와 여러 초화류가 자라는 정원을 살펴보며 식물의 배치와 생육환경을 관찰하는 시간이었다. 첫 현장교육에서 앞으로 배울 정원 조성과 관리의 기초를 익혔다.

교육에 참여한 오경준씨는 "다른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민정원사를 양성해 공공정원을 가꾸는 활동을 해왔다"며 "제주는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들이 교육을 받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시민정원사들이 도심 자투리 공간에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정원을 만들어간다면 도시의 모습과 주민들의 생활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시민정원사들이 함께 활동하면서 자연, 도시, 사람이 공존하는 정원문화를 이끌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시민서포터즈 출범…현장 활동 참여

이날 개강식에서는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시민서포터즈 발대식도 열렸다. 시민정원사 양성과정 수강생 등 정원을 배우는 시민들이 박람회 현장에서도 직접 역할을 맡아 활동하기 위한 출발이다.

오는 11월6일부터 10일까지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바람모루공원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돌담 사이 바람의 숨결, 정원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마련된다. 작가정원과 도민참여정원, 기업정원 등 다양한 전시공간을 선보이고 정원산업전과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시민서포터즈 발대식이 열렸다. 서포터즈는 11월6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박람회에서 관람객 안내와 행사 운영 지원 등의 활동에 참여한다. (사진=정재만씨 제공) 2026.10. 22. photo@newsis.com

[제주=뉴시스] 지난 20일 서귀포시 효돈동 베케에서 '2026 대한민국 제주정원문화박람회' 시민서포터즈 발대식이 열렸다. 서포터즈는 11월6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박람회에서 관람객 안내와 행사 운영 지원 등의 활동에 참여한다. (사진=정재만씨 제공) 2026.10. 22. [email protected]


시민서포터즈는 방문객 안내를 비롯해 정원 해설 보조, 식물과 시설 보호, 체험 프로그램 운영 지원, 홍보와 기록 등의 활동에 참여한다. 도민들이 직접 박람회 운영에 참여하면서 정원문화를 알리는 역할이다.

참여자들은 정원을 소중하게 가꾸고 방문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며, 교육과 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이웃과 나누겠다는 내용의 선서를 통해 활동 의지를 다졌다.

제주도는 첫 시민정원사 양성과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정원 조성에서 관리와 활용까지 도민들의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람회가 끝난 뒤에도 도민들이 생활 주변의 정원을 지속적으로 가꿀 수 있도록 교육과 활동 기반을 넓혀가는 것이 과제다.

임홍철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정원도시 제주를 만드는 데는 정원을 조성하는 일과 함께 이를 아끼고 가꾸는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첫 시민정원사 양성을 시작으로 도민들이 생활공간과 공공정원에서 직접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정원문화가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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