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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수소, 녹색성장의 판을 바꾸다] "정체기 벗어나 실수요로"…'차액보전' 등 과감한 정책 지원 절실

등록 2026.11.07 09:00:00수정 2026.11.07 09:12:25

<1> 수소경제 로드맵 7년…여전히 정체기 머물러

화석연료 대비 높은 청정수소 가격격차 걸림돌

에너지 안보·탈탄소 측면에서 수소 중요성 커져

일본·독일·네덜란드 차액보전 지원으로 수요 창출

"공공조달, 규제 개선 통해 민간 투자 물꼬 터야"

"일관된 정책 신뢰가 수소 생태계 재도약 이끌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이후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수소 산업이 높은 생산 단가와 인프라 난관으로 과도기적 정체를 겪고 있다. 하지만 철강·석유화학 등 탄소 감축이 어려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는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원이다. 국가적으로도 수소 산업이 우리 경제의 녹색성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잠재력도 갖고 있다. 이에 뉴시스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수소 생태계의 현주소와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병목 요인을 진단하고, 필요한 제도 도입과 규제 혁신 등 기업의 투자를 열어줄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모색한다.

[서울=뉴시스] 특별취재팀= 2019년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할 당시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수소 산업은 대규모 양산과 산업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여전히 정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소차와 충전소 등 초기 인프라는 확대됐지만 높은 생산단가와 수요처 부족으로 산업 전반의 활용은 더딘 상황이다.

산업 탈(脫)탄소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수소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는 만큼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수요는 지난해 처음 1억t을 넘어섰다.

반면 재생에너지나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활용한 저탄소 수소 생산량은 약 100만t으로 전체 수요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친환경 수소 수요 비중이 올해 처음 1%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확대를 뒷받침할 동력은 부족하다.

높은 생산단가와 안정적인 수요처(오프테이크) 부재로 프로젝트 투자 지연과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은 수소차 누적 5만대, 수소버스 3000대, 충전소 460곳, 연료전지 발전 설비 1GW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세계 최초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을 개설하고 삼척·포항 수소특화단지 조성에도 나섰다.

국내 수소 산업 매출과 고용도 각각 474%, 180% 증가했다. 다만 발전·산업 분야의 실질적인 수요 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핵심 원인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수소와 청정수소 간 가격 격차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 예상 균등화 수소생산단가(LCOH)는 그레이수소(화석연료에서 얻는 수소)가 ㎏당 약 3000원인 반면 블루수소(그레이수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수소)는 7100~1만800원에 달한다.

반면 국내에서 생산한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 가격은 ㎏당 1만2000~2만7000원에 달한다.

친환경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요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져 생산 설비 투자와 실제 소비가 모두 제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에너지 안보·산업 탈탄소 핵심 자원
수소의 전략적 가치는 탄소 감축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망 차질은 화석연료와 함께 암모니아·요소·메탄올 등 주요 산업 원료의 수급 불안으로 이어졌다.

특정 지역과 수송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대체 에너지원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수소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도 수소 수요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7.6%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에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 등 4대 난감축 업종은 제조업 배출량의 73.5%를 차지한다.

[서울=뉴시스] 울산하이드로젠파워1호 전경. (사진=SK가스) 2026.04.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울산하이드로젠파워1호 전경. (사진=SK가스) 2026.04.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1000도 이상의 고온 열에너지와 화학적 환원제가 필요한 공정 특성상 단순 전력화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다.

철강업계의 수소환원제철, 석유화학 NCC 가열로의 수소·암모니아 전환, 정유업계의 청정수소 활용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수소 전환은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되고 있다.

◇수요 창출·가격 격차 해소가 관건
국내 수소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생산·수입 지원을 넘어 실질적인 수요 창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일본은 발전·산업용 수소 도입 시 화석연료와의 가격 차이를 보전하는 차액보전계약(CfD)을 통해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도 수소 생산자와 수요 기업 간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6'에서도 산업용 수소 활용 확대와 공공 조달을 통한 수요 창출, 차액보전 등 운영비(OPEX) 지원, 운송·저장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선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올해 엑스포에서 리더십 인사이트 컨퍼런스 좌장을 맡은 서석배 딜로이트 파트너는 "수소 생태계 구축은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일관성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며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제공해야 시장과 생태계가 신속하게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유희석·남주현·박현준·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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