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무시땐 죽음' 전단 외국인…2심 징역 2년 구형

외국사절에 대한 협박 등 혐의 항소심

외국인들, 프랑스대사관에 전단 부착

1심, 각각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

[바그다드=AP/뉴시스]지난해 10월26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의 프랑스 대사관 밖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의 풍자화에 관한 시위가 열려 한 남성이 발자국이 찍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무함마드의 풍자화 등 표현의 자유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이슬람 세계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비난하고 프랑스 제품을 보이콧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2020.10.27.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무슬림을 무시하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내용의 협박성 전단지를 부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20대 외국인들이 항소심에서 "협박 의도가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러시아인 A(26)씨와 키르기스스탄인 B(26)씨의 외국사절에 대한 협박 등 혐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에서 A씨와 B씨는 '무슬림에 대한 강경발언을 지속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항의하는 행동이었을 뿐 대사관 직원들을 협박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날 A씨는 "저는 프랑스대사관 직원들을 협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가 정말 존경하는 무함마드를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는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며 "무슬림이 나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무슬림은 테러와도 전혀 관계가 없고 반대로 우리 종교는 평화와 선한 것에 대해 말한다"며 "제가 너무 젊어서 감정적으로 행동해 프랑스대사관 직원들을 놀라게 한 것 같다.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B씨는 "한국 법을 어겨서 한국 국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저희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고 대사관 직원들을 놀라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신 부모님께도 너무 죄송하고 학교 공부를 마치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부모님 얼굴을 뵐 수 가 없을 것"이라며 "부디 제가 학교 공부를 마칠 수 있도록 선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1월1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대사관 담벼락 등에 협박성 전단지 8장을 붙인 혐의를 받는다. A4 용지 크기의 이 전단에는 '무슬림을 무시하지 말라(한글)', '우리의 종교를 파괴하지 말라', '우리에게 칼을 들이대는 자, 그 칼에 죽임을 당하리라(영어)' 등의 문구가 적혀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얼굴에 신발자국과 함께 빨간색으로 'X' 표시를 그린 전단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초 이들이 프랑스대사관 담벼락에 협박성 전단지 4장을 붙였다고 기소했지만, 이후 이들이 대사관 바로 앞 오피스텔 등에도 전단지를 붙여 총 8장을 붙였다며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은 이날 원심 구형과 같이 이들에게 각각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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