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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측, 이주노동자 죽음에 "삶의 자연스런 부분"

등록 2022.12.09 1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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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근로자 죽음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성공적인 월드컵 진행에 왜 첫 질문" 의아

인권단체 "냉담한 무시", "조사 실시해야"

[알와크라=AP/뉴시스]지난 2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해변가에서 한 노동자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2022년 월드컵 축구 경기가 지난 2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2022.12.09

[알와크라=AP/뉴시스]지난 2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 해변가에서 한 노동자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카타르에서는 2022년 월드컵 축구 경기가 지난 2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열리고 있다. 2022.12.09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카타르 월드컵 관계자가 이주 노동자 죽음에 대해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다. 일을 하든, 잠을 자든"이라고 발언하면서 인권 단체의 비난을 받았다고 8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나세르 알-카테르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앞서 취재진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훈련장의 주차장 조명을 수리하기로 계약한 필리핀 국적 남성이 근무 도중 사망한 것에 대해 물었다.

이에 알-카테르 조직위원장은 "우리는 월드컵 행사 중이다. 우리는 성공적인 월드컵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라며 "근로자 한 명이 사망했고, 그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하지만 (이것을) 첫 번째 질문으로 집중하고 싶다는 게 이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 노동자들의 죽음은 월드컵 기간 동안 큰 주제였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언급된 모든 것과 반영된 모든 것들은 완전히 거짓이었다"며 "우리는 언론인들이 이 잘못된 이야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에 약간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솔직히 저는 많은 언론인들이 이 주제에 대해 그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하려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수많은 이주 노동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가디언은 지난해 공사 도중 6500명이 넘는 남아시아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부분이 극심한 더위 속에서 저임금을 받고 일하던 노동자들이다.
[도하(카타르)=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닷새 앞둔 15일 오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대로에서 청소노동자가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2.11.16. xconfind@newsis.com

[도하(카타르)=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닷새 앞둔 15일 오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대로에서 청소노동자가 오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이에 하산 알 타와디 월드컵 사무총장은 400~500명 사이로 추정한다고 정정했다.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6500명은 10년 동안 카타르에서 발생한 월드컵 관련 모든 외국인 노동자 사망자 수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알-카테르의 '죽음은 삶의 부분' 발언은 비난을 받았다.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 대변인은 "사망한 이주 노동자에 대한 냉담한 무시를 보여준다"며 "죽음이 발생했는데,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그의 진술은 많은 이주 노동자들의 죽음이 예방 가능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앰네스티의 엘라 나이트는 카타르 당국이 발표한 수치에 대해 "모든 사망자가 조사됐다고 볼 수 없다"며 "우리는 수 년 간 카타르 당국에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그들은 극단적인 더위에서 일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사망한 것도 자연적인 이유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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