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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의 주69시간제

등록 2023.03.29 09: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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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한국의 주69시간제가 이슈"

"총 근로시간 불변, 잘 지켜질지 모르겠다"

"기업·노동자·정부 신뢰 크지 않은 것 같아"

"韓 노동시장 흥미로워…미국·유럽 합친 듯"

유튜버 프라하안나(사진 : 프라하안나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튜버 프라하안나(사진 : 프라하안나 유튜브 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제 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주69시간제'가 근로 시간을 유연화하는 제도라고 설명하지만 젊은층의 거부감은 상당하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근로 시간이 훨씬 적은 유럽인은 주69시간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체코인 유튜버 프라하안나는 지난 27일 올린 '주4일제의 숨겨진 비밀? 69시간 근무? 외국인 해외 MZ 세대는 어떻게 생각할까' 영상에서 "지금 전 세계에서 한국의 69시간은 이슈다. 모든 나라들이 놀라서 이 이야기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프라하안나는 "이 정책을 보면 총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어떤 주에 69시간 일을 하면 그 다음 주나 그 다음 다음 주는 일을 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포인트 같다. 그런데 그게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한국에서는 좀 힘들 것 같다. 대기업은 가능할 것 같은데 중소기업에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지금 한국의 MZ 세대가 걱정하는건 52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는데 이게 지켜질까 하는 것이다. 사실은 이게 믿음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경영자와 노동자 간의 신뢰가 크지 않구나'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구나' 이런 생각도 했다. 그리고 정부가 규정을 철저하게 감시하는가도 중요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만약 이게 정부 말대로 된다면 좋을 수도 있다. 1주, 2주 바쁠 때 열심히 하면 다음 주에 휴가갈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게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지켜지기 좀 힘든 것 같다. 한국의 직장 문화가 굉장히 딱딱하지 않나. 물론 한국에는 좋은 사장님들이 많이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아닌 분도 계시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짐작했다.

'주4일제' 도입 논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프라하안나는 "주4일제의 포인트는 5일에 할 일을 4일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4일 근무했는데 주5일만큼 효과가 안나오면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회사에서 앞으로 1시간 동안 해야할 것들이 더 많아진다.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더 줄어든다. 더 열심히 달려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한국은 제조업 중심의 국가니까 한 시간에 나오는 효율이 사실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그래서 제조업 분야는 좀 힘들 것 같다. 물론 IT 분야는 가능할 것 같다. 내 생각에 주4일제를 하려면 한국에서도 성과주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개인적으로 한국은 완전한 성과주의 사회는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어떤 파트에서 성과가 잘 나와서 성과급 많이 받았는데 다른 파트는 그렇지 못해 상대적으로 적은 성과급 받았다면 한국에서는 큰 이슈가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의 노동 시장을 굉장히 흥미롭게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합쳐진 노동자와 노동시장인 것 같다. 주4일제는 가능할까? 내가 만약 회사원이라면 주5일이 더 좋을 것 같다. 주4일에 주5일 만큼의 성과를 낼 자신이 없다. 아마 나같은 사람들은 주5일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프라하안나는 한국의 사회, 경제, 문화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체코인 유튜버다. 현재 체코 프로하에서 한국어로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번역도 하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해 과장 없는 분석으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에디터 FunnyBeat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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