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아워홈 남매들의 '배당 전쟁'…3천억·456억·30억 어디로?

등록 2023.03.29 19:43: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구본성·구미현씨 내달 4일 주총서 배당 요구 "순익 훨씬 넘어"

"고배당시 재무 건전성 훼손돼 해외 사업 투자 차질 가능성"

[서울=뉴시스]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왼쪽), 구지은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사진=아워홈 제공)

[서울=뉴시스]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왼쪽), 구지은 부회장(오른쪽)의 모습(사진=아워홈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배당금 산정을 두고 아워홈 최대 주주들의 갈등의 골이 심화하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을 비롯해 고(故)구자학 아워홈 전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는 지난해 순이익을 뛰어넘는 배당금 책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시절 아워홈은 고배당 정책으로 인해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상식에 어긋나는 배당금을 책정할 경우 재무건전성 훼손은 물론 향후 신사업 전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4일 개최되는 아워홈 주주총회를 앞두고 구 전 부회장은 배당총액으로 3000억원을 요구했다. 2021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아워홈이 보유한 현금성자산 2240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후 장녀인 구미현씨는 456억원을 배당금으로 요구했다. 아워홈은 올 초 지난해 추정 실적으로 매출액 1조8300만원, 영업이익 570억원, 순이익 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익 뛰어넘는 금액을 배당으로 요구한 셈이다.

현재 아워홈을 이끌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배당금 규모로 약 30억원을 내세웠다. 지난해 순이익의 11% 수준을 배당으로 책정하고 나머지 금액을 올해 추진하는 신사업 등에 투입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배당금 0원' 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장기적이 관점에서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보다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금을 사용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실제 아워홈이 그동안 배당금 지출 내역을 살펴보면 1주당 배당금은 2016년 325원 2017년 325원에서 2018년 750원 2019년 2000원, 2020년 3400원 수준으로 지급됐다.

배당금 규모는 2016년 68억원 2017년 74억원 2018년 171억원, 2019년 456억원 2020년 776억원 수준에 달했다.

아워홈은 2016년 59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뒤 11.4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한 뒤 2017년 525억원 대비 14.09%, 2018년 500억원 대비 34.2%, 2019년 476억원 대비 95.79% 수준의 배당을 집행했다.

2020년에는 연결 기준 전년대비 13.5% 감소한 매출액 1조6253억원, 영업손실은 93억원, 순손실은 49억원을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오너에게 고배당을 안기기도 했다.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주력인 집단 급식사업과 외식사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이 적자 전환한 표면상 이유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배당 규모를 늘리며 현금성 자산을 소진했기 때문에 적자로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지은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 오너 일가로 향하는 배당금을 0원으로 만든 뒤 2021년 영업흑자로 돌아선 것도 아워홈의 배당금이 회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런 이유로 올해 아워홈의 배당금 규모가 얼마가 될 지 관심이 큰 상황이다.

구 부회장은 올 초 해외 시장 공략 추진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 중국 단체급식사업, 베트남 급식사업장 운영 등 기존 사업은 더욱 공고하게 만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법인을 설립한 폴란드를 비롯해 해외 여러 나라에 단체급식 신규 사업을 전개하는 반면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제품 수출 등을 통해 해외 사업 실적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배당금 규모가 구 부회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아워홈의 해외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을 모두 배당으로 돌리면 해외 사업을 위한 투자가 시의 적절하게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구본성 전 부회장의 경우 구지은 부회장의 입지가 공고하게 되는 것을 우려해 높은 배당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구미현씨는 지난해 배당금을 받지 못한 것을 고려해 고배당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