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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박물관 "폴란드 여당, 정치 선전에 수용소 이용" 비판

등록 2023.06.01 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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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을 정쟁화하는 일은 추모에 반하는 모욕"

야당 성향 언론인 관련, 시위 참석 축소 의도

두다 대통령 "그릇된 행동…변명할 여지 없다"

[오스비에침(폴란드)=AP/뉴시스] 2019년 2월15일 폴란드 오스비에침에 있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나치 강제 수용소에 관광객이 방문한 모습. 정문 철창살에 적힌 'Arbeit macht frei(노동이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2023.06.01.

[오스비에침(폴란드)=AP/뉴시스] 2019년 2월15일 폴란드 오스비에침에 있는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나치 강제 수용소에 관광객이 방문한 모습. 정문 철창살에 적힌 'Arbeit macht frei(노동이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2023.06.0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폴란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박물관이 여당이 수용소를 정치 선전에 활용했다고 날을 세웠다. 해당 시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이 자행된 최대 규모의 강제수용소다. 이곳에서 유대인을 비롯한 수용자 약 140만명이 나치당(독일국가사회주의노동자당) 손에 죽임을 당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BBC,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아우슈비츠 수용소 박물관은 폴란드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수용소의 이미지를 정치 선전 영상물에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박물관은 해당 영상을 규탄했다.

박물관 측은 "독일 나치당이 운영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고통받고 사망한 이의 비극을 어느 정파든 정쟁으로 도구화하는 것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위에 반하는 모욕"이라며 "슬프고 고통스럽다. 공개 토론에서의 용납할 수 없는 도덕적, 지적 부패의 징후"라고 일갈했다.

해당 영상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정문 철창살에 적힌 'Arbeit macht frei(노동이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는 배경이 등장한다. 동시에 야권 성향의 언론인 토마시 리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과 함께 "당신은 정말 이 구호 아래 행진하고 싶습니까?"라는 문구가 나온다.

[바르샤바=AP/뉴시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9일(현지시간) 수도 바르샤바의 대통령궁에서 하누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와 전 세계의 유대인 공동체가 올해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제공한 도움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2023.06.01.

[바르샤바=AP/뉴시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9일(현지시간) 수도 바르샤바의 대통령궁에서 하누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두다 대통령은 폴란드와 전 세계의 유대인 공동체가 올해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제공한 도움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2023.06.01.


앞서 리스는 '(안제이 두다)대통령은 제 위치인 '실(室)'에 있다'고 SNS에 적은 데 따른 여당의 정치 선전이었다.

리스는 해당 표현이 감옥을 의미한다고 주장했지만, 여당은 이를 두고 두다 대통령과 야로슬라프 카친스키 법과정의당 대표를 '가스실'로 보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당은 관련 시위가 오는 4일 예고되자, 시위 참석자의 의지를 꺾기 위해 해당 영상을 SNS에 게시했다.

해당 영상으로 여당이 일부 지지층에게까지 비판에 직면하자 두다 대통령이 사태 진정에 나섰다.

두다 대통령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독일 범죄로 인한 희생자를 향한 기억은 신성불가침하다. 희생자 수백만명의 비극은 정치적 투쟁에 사용될 수 없다"면서 "부적절한 행위다.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여론을 달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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