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지정학적 혼란 속 日입지에 강한 메시지"
르몽드 "우크라에 일본과 G7의 연대·지원 전달"
CNN "우크라 전쟁 둘러싼 동북아의 깊은 골 부각"
[키이우=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회담 도중 걷고 있다. 2023.03.22.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해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는 G7에서는 지금까지 일본을 제외한 모든 나라의 정상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일본은 안전상의 위험을 이유로 오랫동안 방문을 주저하고 있었다"며 "이번 갑작스러운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본과 G7의 연대와 지원을 전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본에서는 "총리가 국회 개회 중에 외국 출장 가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등 방문 실현까지는 많은 과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늘의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일지도 모른다'라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러 접근이 대만 유사시를 경계하는 아시아의 미 동맹국들을 더욱 결속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지지통신은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시점과 겹쳤다는 점을 감안해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전제주의 진영을 대비시키는 논조도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21일(현지시간) "일본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고액의 원조를 약속했지만, 중국은 고립을 심화시키는 전쟁 범죄 용의자인 푸틴을 지탱하는 유일한 목소리로 남아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중·일 정상의 행동을 대조적으로 소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동북아의 깊은 골을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비슷한 시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일본과 중국 지도자들은 분쟁으로 적대하는 국가들을 각각 전략적으로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어 "중국 지도자가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며, 같은 시기에 일본 지도자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 일본의 입지에 대해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 의의를 분석했다.
BBC는 중국과 밀접한 경제관계에 있으면서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일본의 현 상황을 언급하며 시 주석의 방러와 같은 시기에 기시다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한 판단은 "놀라운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한 독립 매체는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순방에 대해 아시아에서 중요한 우방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독립언론 브리프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아시아에서의 중요한 우방을 잃었음을 보여준다고 SNS로 전하면서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는 푸틴 정권의 자세를 의문시했다.
브리프는 "일본은 지난 30년간 러시아에 중요한 우방국이며 전략적 투자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름반도를 일방적으로 병합하고 미국과 유럽이 대러 제재를 가한 2014년 이후에도 "러시아를 지지하고 대러 제재 해제에 대비하고 있던 것도 주요 7개국(G7)에서는 일본뿐이었다. 투자자이자 하이테크의 세계적인 리더를 잃었다"며 중대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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