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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란, 한국 내 동결 자금으로 백신 구매 요청…美도 승인"

등록 2021.01.05 18: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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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자금으로 '코백스' 입금, 미 재무부 특별 승인"

이란, 송금 과정서 달러 환전 시 재동결 우려 제기

[테헤란=AP/뉴시스] 이란 테헤란의 한 시장에서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7일(현지시간) 3만명을 넘었다. 이란의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많다. 2020.10.17.

[테헤란=AP/뉴시스] 이란 테헤란의 한 시장에서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물건을 구경하고 있다.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7일(현지시간) 3만명을 넘었다. 이란의 사망자 수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많다. 2020.10.17.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미국이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자금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에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송금 과정에서 달러로 환전해야 하는 만큼 미국의 재동결 가능성을 우려해 이란 측이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이란 정부가 '코백스'(COVAX)'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려 했고, 한국 원화자금을 이용해 대금을 납부하는 것을 갖고 미국과 다방면으로 협의해왔다"며 "미 재무부에서 특별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특별승인에 따라 코백스로 대금을 지불하려고 했는데 이란 측에서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며 "송금 과정에서 미 달러로 바꾸면 미국 은행으로 들어가는데 미국으로 들어갈 경우에 미 정부에서 혹시 이 돈을 어떻게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는 코로나19 백신의 공동 개발 및 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다. 참여국들이 내는 돈으로 제약회사와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개발이 완료되면 백신 공급을 보장받는 방식이다.

앞서 이란은 한국 내 두 곳의 은행에 동결돼 있는 자금을 백신 대금으로 지불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미 재무부와 협의해 백신 대금에 대한 제재 예외를 승인 받았다. 하지만 송금 과정에서 다시 자금이 동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개설된 이란 계좌에는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약 7조5700억원) 가량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 ILSA통신과 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호세인 탄하이 이란·한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3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2일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 부통령을 만나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과 관련한 회의를 했다"며 "코로나19 백신 등 여러 상품과 (동결된) 자금을 교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탄하이 회장은 "동결 자산과 교환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코로나19 백신 구입"이라며 "보건부가 물밑에서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카타르 국영 언론 알자지라는 4일(현지시간)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한국 유조선 MT-한국케미호를 나포한 것은 석유 수출대금 반환 압박용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한국 국적 선박 나포가 환경 규제 위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는 이날 오후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만나 선박 억류는 "환경 오염 문제에 따른 기술적 차원"이라며 원화 자금 문제와 연계해 협상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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