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등 24개 단체 "조합원·활동가 대상 DNA 채취 중단해야"
등록 2018.09.04 17:42:40
헌재, DNA법 8조 헌법소원서 '헌법불합치' 결정
"농성·점거 참여한 노조, 활동가에 DNA 채취"
"불복·이의 제기 기회 없어…DNA법 개정해야"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2018.08.30. [email protected]
전국금속노동조합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진보네트워크센테 등 24개 단체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은 인권 침해적인 DNA 영장 청구와 집행을 중단해야 한다"라며 "위헌적으로 채취된 모든 DNA 신원 확인 정보는 즉각 삭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디엔에이(DNA) 감식 시료를 채취하기 위한 영장 발부 과정에서 대상자가 의견을 진술하거나 불복하는 절차 등을 두지 않은 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지난달 30일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헌재에서 지적했듯이 DNA 채취 대상자는 시료 채취와 등록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을 제한받는다"라며 "검찰은 DNA데이터베이스에서 당사자 신원을 확인하는데서 나아가 유전자 일부가 일치하는 가족이나 성씨 전체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가족 검색을 추진해왔다"라고 주장했다.
또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은 지난 2010년 강력 범죄 재발을 막을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농성이나 점거에 참여한 노동자나 활동자에게까지 DNA 채취가 이뤄졌다"라며 "정부와 국회는 DNA법의 위헌적인 조항을 개선하는 방향의 법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DNA 불법 채취 주요 사례로 인천 한국지엠 노동자들과 장애인단체 지체장애 활동가들에 대한 DNA 채취요구, 금속노조 구미 KEC지회 노동자 48명에게 이뤄진 DNA 채취 등을 제시했다. 또 지난 2016년 노점상 활동가들을 상대로 이뤄진 DNA 채취, 올해 희망버스·유성기업 노동자·한신대 학생들에 대한 DNA 채취 시도 등이 언급됐다.
이들은 "영장을 통해 강제로 DNA 채취를 당한 이들은 불복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고 중대범죄를 저질렀는지, 재범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검찰은 노조 조합원과 시민단체 활동가에 대해 발부된 DNA 영장 집행을 중지하고 새로 청구하는 일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헌재는 금속노조 산하 노조원 등이 DNA법 8조에 관해 청구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헌법불합치란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그 즉시 효력이 상실되면 법적 공백이 생길 수 있어 개정 시한을 두는 것이다. DNA법 8조의 개정 시한은 2019년 12월31일까지다.
이 조항은 수사기관이 관할 법원 판사에게서 발부 받은 영장에 의해 DNA 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 조항이 DNA 감식시료의 채취 이유, 채취할 시료의 종류·방법은 고지하고 있으나 영장 발부 과정에서 의견 진술이나 불복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 채취 대상자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헌재는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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