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드라기, "인플레 개선 위해 채권매입, 금리인하 가능"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
유로존 19개국 통합중앙은행인 ECB의 연례 총회가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가운데 나온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은 유로존의 인플레가 얼마나 심각하게 저조한 것인지를 역으로 잘 말해준다.
열흘 전 유럽연합 통계국은 유로존의 5월 인플레가 1.2%로서 전달의 1.7%에서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ECB의 목표치인 '2% 바로 아래'에 크게 못미치는 위험한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바로 뒤에 열린 ECB 정책이사회는 "올 연말에서 내년 초"로 지연시켰던 첫 금리 '인상' 타이밍을 내년 중반으로 더 미루는 결정을 내렸다.
미국도 그렇지만 유로존은 인플레 등으로 보아서 금리 인상을 논할 계제가 결코 되지 못한 상황이다. ECB는 인플레가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2%를 육박한 2017년 하반기부터 예상 금리 인상 시기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당시 '늦어도 2019년 여름 전'에 첫 인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플레가 내림세로 돌면서 그 시기를 차근차근 늦추어온 것이다.
ECB는 금융위기 회복세에도 투자와 소비의 적정 수준 활기를 알 수 있는 인플레가 1% 초반에 갇혀있자 2015년 2월부터 매월 각국 정부 및 기업 채권 800억 유로를 매입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6년 10월 ECB가 일반 은행에 1주 단위로 빌려줄 때 받는 핵심의 레피 금리를 0.00%, 일반 은행이 ECB에 예치할 때 받을 수 있는 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하는 최저 기록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채권매입의 통화 팽창 부양책은 2018년 12월까지 2조6000억 유로(2조9000억 달러, 3300조원)까지 매입한 뒤 마감되었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인상 예고 시기가 지난해 하반기 경기 둔화와 인플레 저조로 연기를 거듭하면서 계속 0%와 마이너스 0.40%에 동결된 상태다.
이날 드라기 총재가 종료한 채권매입을 다시 재개할 수 있고 금리 인상이 아니라 '인하'를 추가로 할 수 있다고 말하자 유로의 대 달러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드라기의 발언으로 유로존 경제의 어려움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으로 본 것이다. 또 ECB는 채권매입를 소규모로 재개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최저 금리를 더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은 별로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고 시장의 견해라고 할 수 있다.
유로존 경제는 올 1분기에 예상치의 두 배에 달하는 직전분기 대비 0.4% 성장을 이뤘지만 일시적인 반전일 가능성이 높다. 한 달 뒤에 발표된 저조한 1.2% 인플레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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